손흥민, LAFC 공식 입단… "컨디션 최고, 곧 데뷔"
6일 열린 LAFC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왼쪽 세 번째)이 등번호 7번과 한국이름이 새겨진 저지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구성훈 기자
BMO 스타디움서 입단식 및 기자회견
캐런 배스 LA시장 "소니는 앤젤리노"
수백명 몰려 북새통, 월드스타 입증
구단측, 상세한 계약내용은 발표 안해
"꿈이 이루어졌어요. LA에서 새로운 전설을 만들겠습니다."
6일 LA 다운타운 BMO 스타디움 내 프리미엄 시설인 필드 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장. 월드스타 손흥민(33)이 메이저리그 사커(MLS) LAFC 유니폼을 들어 올리자 수백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10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한 아시아 최고의 스타가 드디어 MLS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이날 입단식 겸 기자회견에는 베넷 로젠탈 LAFC 매니징 구단주를 비롯해 존 소링턴 제네럴 매니저 등 구단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캐런 배스 LA시장, 데이브 민 가주연방하원의원, 헤더 허트 10지구 LA시의원 등 정계 인사들과 김영완 LA 총영사, 로버트 안 LA한인회장,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의장 등이 한인사회 리더들도 참석해 손흥민의 LA 입성을 축하했다.
로젠탈 매니징 구단주는 "또 한명의 축구 전설이 LAFC 패밀리에 합류했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그는 "손흥민은 단순히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라며 "그의 합류는 LAFC의 새로운 도약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특별한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소니(손흥민의 애칭), LA시 전체가 당신을 환영한다"라며 "나는 이 순간부터 당신을 '앤젤리노(Angelino)'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앤젤리노는 LA 거주민을 지칭하는 애칭이다. 배스 시장은 손흥민에게 LA 입성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담긴 대형 환영패를 직접 전달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착용한 등번호 7번이 새겨진 LAFC 유니폼을 받아들고 "LA에 온 것은 정말 꿈이 이뤄진 것 같다. EPL에서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설레고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컨디션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토트넘과 함께 한국에서 프리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몸 상태가 매우 좋다. 구단 관계자들과 상의해서 최대한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팬들을 향한 약속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인 팬들은 물론 모든 LAFC 서포터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LAFC에서도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중 손흥민은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축구를 풋볼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사커라고 해야 하나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미국에서는 미식축구를 풋볼이라 부르고 축구를 사커라고 부른다는 점을 활용한 재치 있는 농담이었다. 언론들도 손흥민의 여유로운 모습에 주목했다. 한 주류언론은 "손흥민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으며, 다른 언론은 "그의 유머러스한 모습이 팬들과의 거리를 좁혔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뤘다. LA 한인 언론사는 물론 LA타임스, ESPN, CBS, ABC, NBC, 폭스 등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도 대거 몰려 손흥민에 대한 역대급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계약조건이 어떻게 되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구단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일부 참석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김영완 LA 총영사는 "손흥민 선수의 LAFC 입단은 한미 스포츠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버트 안 LA한인회장은 "손흥민 선수는 이미 전세계 한인사회의 자랑이었는데 이제 LA에서 직접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게 됐다"며 "한인 커뮤니티 전체가 들뜬 분위기"라고 전했다.
LAFC는 현재 MLS 웨스턴 컨퍼런스 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손흥민의 합류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물론 MLS컵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10년간 토트넘에서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클럽 역사에 이름을 남긴 손흥민이 이제 MLS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EPL에서 검증된 실력으로 MLS를 정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말로 LAFC의 또 다른 레전드가 될 수 있을지 이제 모든 이들의 관심은 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