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이명선 이사장(피어리스76)
어느날, 필름 현상 기계 하나를 팔았는데 막판에 상대편에서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우리 회사가 망했다는 소문을 들었단다. 기계를 산 회사가 망하면 애프터서비스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 이었다. 섬세하고 복잡한 기계인지라시장에 나와 있는 같은 기종을 찾기가 힘이 들고, 찾았다 해도 부품이 달라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구매를 포기한 그를 탓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입장을 바꿔놓고 보더라도 굳이 위험을 감수 할 필요가 있겠는가. 기계 값이 1-2백달러짜리도 아니고 비싼 물건인지라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이해가 되었다.
나는 그의 입장에 서서 그가 염려하는 점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히 얘기하고 나서 우리를 한번 믿어 보라고 우리경영진의 사활이 걸린 회사의 회생을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으니 기계를 못 쓰게 될 경우는 희박하다고 설득했다. 비즈니스를 떠나 진실되고 간절한 마음이 전달 되었는지 그가 마음을 돌리고 기계를 사 갔다. 기계가 팔렸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자, 비로서 여기 저기서 기계를 주문하기시작했다. 애프터서비스도 좋다는 입소문도 났다. 그렇게 한두 개씩 기계 판매량이 늘어 매출액이 2천만 달러가 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82년에 IRS(조세청)에서 세무조사가 나왔다. 며칠 후에는 IRS 디렉터에게서 편지가 왔다. 보통 편지지가 아니고 IRS 로고가 찍히고 사인이 들어간 상장 같은 편지였다. 회사 재정이 참으로 투명해서 고맙다는 인사와함께 앞으로 수년간 당신 회사는 IRS 감사를 받지 않을거라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벤더(물건공급업체)와 은행매니저가매우 기뻐했다. 물건을 구입 할 때 신용이 나쁘면 현금을 주어야 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힘이 들지만 크레딧이 좋고 평판이 좋으면 외상구입과 대출이 용이했다. 한때 ‘신용한도·대출한도(Lineof Credit)’조차 얻기 어려웠는데 언젠가부터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소문은 업계에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회사는 번창하기 시작했고 고용인 숫자도 늘어났다.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 것이다.
그때 나는 아침에 출근 하자 마자 내 오피스 책상 앞에 앉으면 몸에 늘 지니고 다니던 두 개의 성경구절을 꺼내 읽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 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마태복음 7장 7절)”과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 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누가복음 11장 9절)”가 바로 그것이다.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한다. 그래야 얻을 수 있고 찾을 수 있고 문이 열린다. 능동적인 액션이 있어야 열매가 있고 보답이있다. 먼저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하는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큰 일을 앞 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에 하늘에 결과를 맡기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 성경구절은 원래 단순히 물질적인 구함에 대한 제언이 아니요, 성령의 임재를 간절히 구하라는 영적인 말씀인 줄 알고 있지만, 나는 복수적으로 해석하고 받아 들이고 있다. 하여 은퇴 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최선을 다 한다. 예전에 비해 활동 영역이 많이 줄었음에도 그렇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 한 후에 하나님의 응답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 하루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