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진돌이
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필자와 형제 이상으로 지내는 지인의 집에는 영리한 진돗개 한마리가 있다. 진도에서 직접 데리고 온 순종인데 이름이 ‘진돌이’다. 이 개는 꼭 주인이 직접 주는 음식만 먹는다. 남이 주는 음식은 눈치만 살필 뿐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주인이. 화장실에 가면 곁에서 보초를 서고 음식을 만들 때나 골프를 칠 때도 주인과 같이 행동한다.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불안한 모습으로 행동하는 것이 꼭 사람과 비슷하다. 충견에 대한 일화는 많이 있다. 감동 어린 영화도 많이 있고 일본에는 충견의 동상을 세워놓은 곳도 있다.
예전에 ‘그루지야’라는 나라의 내전 때 훈훈한 감동을 전하는 일화가 있었다. 그루지야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을 고집하며 정부군에 대항해왔던 아자리아자치공화국의 지도자인 ‘아슬란 아바시제’는80여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정부군에 쫓기다 급히 러시아로 망명을 하게 된다. 갑자기 떠나게 되어 그 개들을 전부 집에 남겨놓고 러시아로 향하게 되는데 이를 발견한 정부군은 이 개들을 경매를 통해 민간인들에게 넘기도록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그 개들 가운데 유독 ‘비스마치’라는 셰퍼드는 주인이 떠난 뒤로 식음을 전폐하고 주인만 그리워하며 눈물까지 흘리는 등 그야말로 단식투쟁을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소식이 TV, 신문,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다.
결국 그루지야 정부도 비스마치를 예외적으로 망명간 아바시제에게 보내주기로 결정한다. 결국 ‘비스마치’ 는 국민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특별 전세기를 타고 러시아로 향했고 이 사연들을 들은 러시아 사람들에게서도 대 환영을 받으며 주인의 품에 안겼다. 충견 비스마치의 충성심도 훈훈하지만 내란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량을 베푸는 정부 지도자나 국민들의 마음 씀씀이가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옛말에 사람 못된 건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는데 항상 시끌벅적한 지구촌의 권력 야욕과 전쟁 등을 돌아보며 견공들은 과연 무슨 생각들을 할지, 진돌이를 바라보며 갑자기 궁금해진다. (전 수원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