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센터를 위해 일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시니어 커뮤니티센터 신영신 이사장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고 봉사"
다울정 활용·무료점심·푸드뱅크 등 시행
하모니카반 미국국가 연주는 '잭팟'
'회장-이사장' 체제, '이사장 2년 더'
“처음엔 정말 할 수 있겠나 싶었어요. 그런데, 와서 일을 하다보니 할 일이 엄청 많더라고요. 그렇게 하나둘 일을 처리하다 보니, 주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LA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센터는 지난 2년간 큰 성장을 했다. 2023년 7월 제9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신영신 이사장은 다울정 활용, 의류판매를 통한 운영비 적립, 무료 점심배급과 푸드뱅크 시행 그리고 비영리단체와 노인아파트 건립 모색 등 다양한 일을 성사시키며 센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특히, 지난 4월 센터의 하모니카 클래스가 NHL(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 LA킹스 경기에서 미국국가를 연주한 것은 센터를 LA와 미 전역을 넘어 한국, 영국, 인도 등지에서도 주목하는 글로벌 스타로 만들었다.
워낙 조용한 성격인데다, 무엇보다, 예산부족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큰 시니어센터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 지 난감했다는 게 신 이사장의 말이다. "시니어들을 섬기는 일이라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재정이 부족하니, 잘 해드리고 싶어도 어려움이 너무 많았지요."
첫 작품은 센터 앞 아이롤로 길 건너편 '다울정'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다울정은 LA한인상공회의소가 관리주체로 있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데다 별도 관리비까지 지출하고 있었다. 40개 이상 클래스가 열리는데다 한 달이면 6000명 이상이 오가는 센터는 공간이 부족한 상태였다. 노인들을 위한 클래스 공간과 쉼터가 필요했다.
마침 상공회의소 이사이기도 한 신 이사장은 상의에 요청, 다울정 위탁관리를 따냈다.
공간을 확보한 후엔 운영비 조달로 눈길을 돌렸다. 자신이 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트에서 파티복 업체(BICICI & COTY)를 하고 있는 신 이사장은 한인의류협회(KAMA)를 통해 유행이 지나 판매가 어려운 옷들을 기증받았다. "소매로는 충분히 판매가 가능한 옷들이었어요. 가격표도 20~30달러가 붙은 것들인데, 이걸 시니어들에 1~2달러에 팔았지요. 물론 그 돈은 고스란히 센터 운영비로 들어갔고요. 돈 걱정 없이 센터를 운영하고 싶은 의욕이 컸을 때였죠."
신 이사장은 에지마인, 타이밍, 조스타 등 한인업체에서 기증받은 옷만 1만 벌 이상으로 아직도 시니어들에 조금씩 판매해 운영비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반짝인 순간이었다.
"시니어들에 뭐를 더 해줄 게 없을까 늘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취임 한 달 쯤인가에 LA시 노인국 일행이 방문한 적이 있어요." 센터가 처음으로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 급식을 하게 된 계기였다. "노인국에서 '무엇을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어요. "센터에 돈이 제일 부족하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돈은 줄 수 없고..., 급식을 산하 비영리단체인 세인트 바나바스를 통해 할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시니어센터는 지난해 1월부터 200개의 도시락을 한인 노인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끼 식사값이 10달러라고 치고, 배달인력과 기사 인건비에 보험료 등까지 계산하면 연 100만달러짜리 지원이었다. LA시 예산문제로 도시락 배급이 줄었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오늘(7월 1일)부터 다시 재개하게 됐다. 일단 70개를 시작으로 시 예산 배정에 따라 점차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는 LA시 농무국과 연계해 60세 이상 저소득층 시니어들을 위해 매월 푸드뱅크도 실시하고 있다.
"정말이지, 주위에서, 한인사회에서 다 채워주셨어요.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벌리게 됐고, 그럴 때마다 그게 다 채워졌어요. '이걸 해 볼까요' 하면 다들 예스, 예스를 하니 더 신이 나서 일을 했어요. 어르신들도 신나 하시고, 그래서 힘든 줄 모르고 일을 했던 것같아요."
시니어센터는 1일부터 '회장-이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신임 회장은 이현옥 이사가 맡았다. 마침 이현옥 회장은 양로보건센터그룹을 운영하고 있어 시니어 봉사에 또다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신영신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물러났다. 센터 운영보다는 40명이나 되는 이사회를 이끌고 회장을 서포트는 하는 역할이다.
"정말이지 지난 2년 임기를 돌아보니, 모든 게 감사해요. 시니어센터를 위해 일 할 수 있었던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 센터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단에 섰다고 봐요. 하모니카반이 잭팟 터지듯 터진 것처럼 그런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