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은행 맡아 건전한 성장 이룬 보람 커"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힘든 은행 맡아 건전한 성장 이룬 보람 커"

웹마스터

오픈뱅크 민 김 행장이 지난 23일 한식당 용수산에서 미디어 간담회 후 포즈를 취했다. 김문호 기자 


오픈뱅크 민 김 행장 인터뷰


7월 1일부로 행장에서 이사장 취임 

"43년 은행경력 결정, 마지막 열매"

"한인여성 첫 행장, 이사장 경력이 

후배들에 좋은 롤모델 되도록 노력"  

크리스천기업문화 정착·보전 역할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여성 최초 한인은행 지점장, 전무, 행장 등. 그리고, 이제 또 하나의 타이틀이 붙게 됐다. 한인은행계 첫 행장 후 이사장 취임. 이번 타이틀은 남성 행장들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그를 두고 왜 '한인은행가 대모'라고 하는 지 알 만하다.  



오픈뱅크의 민 김 행장이 15년 행장 활동을 뒤로 하고 오는 7월 1일부터는 이사장을 맡는다. 김 행장 후임으로는 오상교 전무가 내정됐다. 김 행장은 앞서 나라은행에서의 행장 경력까지 더하면 은행장 경력만 20년 가깝다. USC를 졸업하고 1982년 윌셔은행에서 텔러로 시작해 이룬 입지전적인 경력이다. 



"은행원 생활을 하며 최초 경력이 참 많았어요. 새로 맡게 된 이사장직은 아마도 은행경력 43년의 결정체이겠지요. 마지막 열매가 아닐까 싶네요." 



오픈뱅크 행장에서 물러나며 김 행장이 지난 23일 용수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했다. 지난 2010년 4월, 폐업위기의 FS제일은행(현 오픈뱅크) 행장에 부임한 후로, 오늘날 자산규모 20억달러 이상, 나스닥상장 우수은행으로 이끌기까지 감회가 클 법 했다. 



많은 경우,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면 다들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시원섭섭하다”고. 그런데, 김 행장은 뒤에 두 글자를 빼고 말했다. “시원하다”고. 아니 시원을 조금 더 강조했다. “남들은 섭섭한 마음도 든다고 하던데, 저는 정말이지 시원해요!”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은행장의 빛나는 자리에 사실 누구도 모르고 누구에게도 말 못할 힘겨움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픈뱅크를 맡았을 때요? 그야말로 문 닫기 직전이었어요. 그 힘든 은행을 맡아서 다시 건전한 은행으로 턴어라운드시켰으니 보람이 크죠. 정말이지 모든 경험을 쏟아부었어요. 물론 혼자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최화섭 이사장, 전무, 직원들이 다 함께 힘을 모은 덕이지요."



공(功)을 동료들에게 던졌지만 김 행장 스스로도 행장일을 하며 "모든 것의 우선순위를 '일(은행)'에 두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면 그걸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위에 또 다른 계획을 추가하는 편이에요. 한 번 세운 계획이 있으면 성격상 꼭 해내야 하죠. 굉장한 목표지향주의이기도 해요."



김 행장에 이사장 직함을 물려주기 위해 은행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청지기재단) 이사장 자리로 옮긴 최화섭 전 이사장이 했던 말이 있다. "김 행장은 처음 행장을 맡은 후로 단 한 번도 자신이 세운 계획을 어겼던 적이 없었죠. 오죽했으면 '몸 좀 돌보며 일하라'고 애원했을 정도였어요." 



김 행장이 일만큼이나 애쓴 일이 또 있다면 크리스천으로서의 독실한 신앙생할이다. 김 행장은 오픈뱅크에 크리스천 기업문화를 접목해 '기독교 은행' '기독교 기업'으로 탄생시켰다. "시작부터 은행 세전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조건으로 행장직을 수락했어요. 또한, 은행의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하고 마치도록 했지요. 그런 모든 일이 당연히 하루 아침에 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는 믿는자는 물론이고 믿지 않는 자도 회사에서는 밥 먹는 것도 당연히 기도하고 먹고, 회의도 기도로 시작하는 걸로 정착됐지요."



김 행장은 "오픈뱅크가 '신앙심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뱅크'라는 것은 공개돼 있다. 은행 캘린더나 웹사이트에도 마태복음 5장 16절(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을 인용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도 '선한 사람이 선한 방법으로 선한 생각으로 가지고 선한 기업을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은행)과 교회(신앙)를 삶의 우선순위에 뒀기에 이룰 수 있었던 영광이 있었다면, 가족, 특히 두 자녀에게 '따듯한 엄마'이지 못했던 것은 그동안 말 하지 못한 아픔이었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어요. 애들을 보살펴 주셨기에 은행과 교회 일에 전력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당시엔 잘 몰랐어요. 애들이 서운함이 많았다는 것을요. 특히, 몇 해 전 딸이 약혼파티를 할 때도 교회 컴패션에 참석하느라 함께하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말을 들을 때면 후회가 되죠. 다시 한다면 일과 교회 그리고 가정생활을 잘 조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 자녀 일에 더 신경을 쓸 겁니다."



"그래도 두 자녀가 모두 공부도 잘하고, 이제는 가정도 꾸려 애들도 낳고 잘 살고 있으니 너무 고맙지요. 돌이켜 보면, 이 또한 신이 계획하신 일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김 행장은 텔러부터 시작했으니 '뼛 속까지 은행원'이다. 은행업무라면 구석구석 모를 게 없을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사장으로서는 행장 업무에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행장은 "처음엔 누구나 실수도 하면서 깨닫고 성숙해 진다. 처음부터 100% 채우는 사람은 없다. 꼭 필요한 일에 대한 요청이 온다면 조언을 하겠지만 앞으로는 이사장으로서 후임이 목표를 잘 채울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또 서포트하도록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후임인 오상교 행장도 훌륭한 비전을 가지고 있기에 목표대로 또박또박 간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다만, 새 행장 추천할 때도 넘버원 주문이 '크리스천 기업문화를 잘 보전하고 헌신하는 것'이었던 만큼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나 역시 이사장으로서 행장을 돕고 크리스천 기업문화가 왕성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장에서 이사장으로 트랜지션 하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 면에서 책임감도 많다. 제가 잘 해야 후배들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니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김 행장은 "오픈뱅크에서의 지난 15년이 도전하고 꿈을 이루는 좋은 기회가 됐다. 그동안 오픈뱅크를 믿고 함께해 준 고객과 커뮤니티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