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아공의회 1700주년 공동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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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아공의회 1700주년 공동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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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정교회 같은 날에 부활대축일 지내길 희망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을 맞아 가톨릭과 정교회 주교들 및 신학자들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동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톨릭과 정교회가 갈라지게 된 원인을 되돌아보고 교회 일치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서기 325년 6월 19일에 열린 니케아(지금의 튀르키예 이즈니크)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종파와 교단의 분열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이 하나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초를 지켜낸 뜻 깊은 공의회로 평가되고 있다. 니케아에 있는 황제의 궁에서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공의회는 8월 25일 폐회할 때까지 약 두 달간 계속됐다. 전례 없이 황제가 직접 주교 300여명을 소집한 이유는 신과, 신의 아들이라는 예수가 '동위(同位)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기독교 세력이 양분됐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성부(신) 성자(예수) 성령이 동위라는 '삼위일체'를 재확인하고 이를 통해 분열된 교회를 통일하고 로마 제국의 안정을 이뤘다.


레오 14세 교황은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6월 7일 교황청 사도궁에서 참석자들을 만나 “가톨릭과 정교회가 공유하는 신앙의 원칙을 인식함으로써 지금도 두 교회를 계속 갈라놓고 있는 현안들을 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의 도움을 얻어 신학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를 일치시키는 신비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니케아공의회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여전히 모든 교회가 인정하는 공의회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그 정신이 오늘날 교회 일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교황은 특히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기념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이 신경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고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니케아공의회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의 가시적 일치를 향해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니케아공의회 정신으로 돌아가면 우리를 여전히 갈라놓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교황은 니케아공의회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날짜에 지내도록 정했지만, 전례력에서 가장 중요한 날을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더 이상 같은 날에 지내고 있지 않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가톨릭 국제신학위원회가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에 대해 다룬 문헌을 인용한 뒤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것들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훨씬 강력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더없이 값진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을 비롯한 여러 교황들이 원했던 것처럼 자신도 가톨릭교회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들과 같은 날에 지내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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