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세이] 상처 난 감정의 치유와 회복

(사진 아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博士の愛した数式, 2005) 증에서
오승훈목사(Global Hope Mission 대표)
우리들은 살아 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 받은 상처는 무의식 속에 깊이 기록되었다가 외적인 자극을 받으면 다시 의식으로 돌아옵니다. 특별히, 어렸을 때에 받은 상처는 성장하여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삶의 영향
데이빗 A. 시멘즈는 그의 저서 <상처난 감정의 치유>에서 4가지 형식으로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상처 난 감정은 자신이 존귀하다는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고, 낮은 자존감, 즉 열등감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외모가 남보다 뒤지지 않는 어느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 너무 자신감이 없다며, 성형수술을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하시는가 의문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대화 중에 어릴 때에 받은 상처가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것입니다. 아침에 학교 갈 때도 부모가 밥을 챙겨주지 않아서 혼자서 직접 차려 먹고 가야 했고, 빨래도 혼자서 해결해야 했으며 추운 날씨에도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야 했습니다. 부모로부터 사랑 받지 못한 상처가 어른이 되어 ‘나는 별볼일 없는 존재인가 보다’라고 인식하게 되었고 이것이 낮은 자존감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완전주의자 컴플렉스
상처 난 감정은 ‘완전주의자 컴플렉스’로 나타납니다. 완전주의자는 자신이 최선을 다 행했음에도 항상 만족함을 갖지 못합니다. 빌(Bill)은 어린 시절에 어떻게 하면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저녁식사 때마다 테이블에 포크와 스푼을 식탁에 놓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스푼이 잘 못 놓였구나? 포크도 삐뚤게 놓았네.”하며 칭찬 대신 지적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또한 아버지께 성적표를 보여 드렸을 때도, “빌, 조그만 노력하면 모두 B를 맞을 수 있겠구나”해서 모두 B를 맞아 아버지께 보여 드리니 이때에도 아무런 격려 없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A를 맞겠구나.” 하는 겁니다. 이에 빌이 또 다시 열심히 해서 ‘All A’의 성적표를 가져가면서 “이제는 아버지께서 기뻐하시겠지”했지만 또 하는 말이 "그 선생님은 학생 모두에게 A를 주는가 보구나” 라며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매사에 지시와 훈계를 받고 자란 빌은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를 만족시킬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성장해서도 ‘완전주의자 컴플렉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만족시키려고 더 열심히 해도 만족함이 없으니 얼마나 피곤한 삶을 살겠습니까?
▲상처 난 감정의 결과물들
상처 난 감정은 지나친 예민함으로 나타납니다.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상처받은 부분의 말이 나오면 참을 수가 없습니다. 돈에 대해 상처 받은 사람은 돈 이야기만 나오면 지나친 반응을 합니다. 어렸을 때에 존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면 장성했을 때 이웃이 자신을 존귀하게 대접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지나치게 격한 반응을 하게 됩니다. 또한 그 마음에 상처가 있기 때문에 예민한 것들 대신 오히려 강인한 태도로 바꾸어 마음 속에 상처를 감추려고도 합니다. 상처 난 감정은 두려움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큰 두려움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인생의 경주에서 실패할까 봐 두려운 나머지 모든 것을 회피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술을 먹기만 하면 어머니를 때려 공포스러운 가정에서 자라나며 받은 상처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급기야 비혼주의자가 됩니다. 상처 난 감정을 치유 받지 못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똑같은 상처를 받습니다. 비난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은 그의 자녀를 무의식적으로 비난하게 되고 어릴 때에 많이 맞으면서 자란 사람은 그 자녀에게 학대를 하게 되며 부모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은 그의 자녀에게 조차 배신의 아픔을 넘겨 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처 난 감정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상처의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내 속에 있는 상처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기도하면 성령께서 알려 주십니다. “하나님, 나도 모르게 받은 상처가 무엇입니까?” 기도하고, 민감하게 깨어있으면 가까운 사람이나 자녀를 통하여 상처받은 나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것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받은 상처를 알게 되었으면 치유 받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께서 때때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봅니다. “내가 평생에 그렇게 살았는데 그저 그냥 살면 되지” 라고요. 나의 성격인데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당연히 그냥 그대로 받아 드리라고 합니다. 그러면 절대로 고칠 수 없습니다. 또한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용서해야 합니다.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면 너희 천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 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 6:14-15).
▲상처 난 감정 하나님께 맡겨야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자신의 상처 난 감정을 맡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받은 상처를 감싸 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여호와께서 상심한 자를 고치시며 저희 상처를 싸매시는 도다” (시편147:3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손과 발에 큰 못을 박히면서 고통을 받은 것은 우리의 마음 속에 깊이 박힌 상처의 못을 빼내기 위해서입니다. 성경 속 요셉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믿었던 형들에게 구덩이에 빠뜨려 죽임을 당할 뻔했고 애굽에 팔려 노예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상처를 준 형들을 원망하고 복수하려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형들을 용서하고 돌보았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상처를 치유 받았기 때문입니다. 상처 난 감정을 치유 받은 요셉이 애굽과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상한 감정을 싸매주시고 치유하여 주십니다. 그러므로 상처를 온전히 주님께 내어 놓고 치유 받아 상처 난 감정으로부터의 자유함을 누릴 뿐만 아니라 상처 난 감정이 오히려 삶의 진보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