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폭력시위 일파만파… 트럼프 불체자 단속 반발
8일 LA다운타운 연방구금센터 근처에서 중무장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AP
트럼프, 주방위군 투입 강경대응
시위대, 101번 프리웨이 점거 셧다운
한인업체 등 급습, 100여명 체포
LA가 아수라장이 됐다.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불체자 체포·추방작전에 반발해 일어난 대규모 시위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지난 6~7일 LA다운타운 한인 의류업체 ‘앰비언스’를 비롯해 LA곳곳에서 실시한 불체자 체포작전에 반발하는 폭력시위가 확산하자 8일 다운타운 등 주요지역 세 곳에 300여명의 주 방위군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LAPD도 최소 수백명의 경관들을 동원해 폭력시위에 대응했다.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한 것은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민권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주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다.
LA에서 대규모 시위는 지난 6일 ICE와 연방수사국(FBI) 등이 다운타운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이들 지역에서 일하는 불법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ICE의 단속 현장을 비롯해 불법이민자들이 구금된 연방 구금센터 주변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패러마운트 지역 등에서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벌어졌다. 시위는 8일까지 사흘째 이어졌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과 나무, 쓰레기 등이 불에 타 연기가 솟구쳤으며 시위대는 국경순찰대 차량을 발로 차고 돌멩이와 물병을 던지는 등 과격한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시위대가 이날 다운타운 101번 프리웨이에 난입해 양방향 차량통행을 방해하면서 101번 프리웨이가 셧다운 됐다. LA에서 벌어진 불체자 단속작전으로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LAPD 경관 2명 등 여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섬광탄, 고무탄 등을 터뜨리기도 했다. 8일 오전에도 LA시 남쪽 캄튼 지역에서는 소규모 시위대와 당국 요원들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연방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의 주 방위군 투입에 대해 "의도적으로 시위대를 자극하는 조치"라며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모든 사람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가 있지만 시 외곽 지역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 보고는 매우 걱정스럽다"며 "폭력과 파괴는 용납될 수 없고, 그런 행위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A한인회는 성명을 통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트럼프 정부의 독선적인 단속 행태를 규탄하며, 지역구 정치인들에게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지역단체들과 연대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