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숙면의 조건… 야식, 당분 많은 음식 피해야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의료칼럼] 숙면의 조건… 야식, 당분 많은 음식 피해야

웹마스터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잠 못 이루는 밤이 점점 늘고 있다. 불면증은 이제 현대인의 고질병처럼 자리 잡았다. 단순히 하루 피로가 풀리지 않는 문제를 넘어,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비만, 면역저하, 심지어 우울증과 불안장애까지 다양한 건강문제와 직결된다. 그만큼 ‘잠을 잘 자는 법’은 현대인에게 중요한 생활과제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무엇을 먹느냐’가 잠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나면 허기와 피로가 겹쳐 늦은 밤 간식에 손이 가기 쉽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오히려 불면을 부추긴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페인이다. 커피뿐 아니라 녹차, 홍차, 에너지 음료, 심지어 특정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3시 이후에는 카페인 섭취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분이 많은 음식 역시 숙면의 적이다. 케이크, 쿠키,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다시 급격히 떨어뜨리면서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이는 쉽게 뒤척이게 만든다. 혈당 변화가 반복되면 새벽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이나 불안감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만성적인 고당분 야식은 체중 증가로 이어져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도 높인다.


많은 이들이 술 한 잔을 수면 보조제처럼 사용하지만, 알코올 역시 숙면을 방해한다. 술은 처음에는 졸음을 유발하지만 깊은 렘(REM) 수면을 방해해 자주 깨게 만들고, 수면 주기를 얕고 불규칙하게 만든다. 결국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반복된다. 특히 새벽에 갈증으로 자주 깨거나 두통, 식은땀을 경험하는 이들도 많다.


야식 메뉴로 자주 선택되는 매운 음식 역시 주의해야 한다. 고추, 후추, 마늘, 각종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체온을 올리고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잠들기 어려워지고, 잠든 이후에도 위산 역류로 불편함을 느끼며 자주 깨게 만든다.


그 외에도 밤늦은 시간의 과도한 수분 섭취 역시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잠들기 전 물이나 차를 많이 마시면 밤새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야 한다. 한두 번의 중간 각성만으로도 깊은 수면의 질은 크게 저하된다.


불면증은 때로 복잡한 약이나 치료보다, 사소한 생활습관의 조정으로 개선될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땐 가벼운 산책처럼 몸을 이완시키는 습관을 들이고, 식사 역시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는 자극적인 음식 대신 소화가 잘 되는 가벼운 식사를 하고, 취침 3~4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숙면은 거창한 노력이 아니라, 이런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수면은 결국 일상의 작은 습관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의 (213) 909-9888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