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상식] 위험한 미국 장기국채

오신석 CPA
오신석 회계그룹 대표
2025년 금융시장은 다시 한 번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인 '60/40 포트폴리오'가 복귀 조짐을 보이는 동시에, 미국의 장기 국채시장에서는 '바이어스 스트라이크(Buyers’ Strike)' 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60/40 포트폴리오는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배분하는 가장 보편적인 장기 투자전략입니다. 이 모델은 오랜 기간 동안 시장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가 심화되며 상호보완적 효과가 약화됐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 전략의 유효성에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상반기, 이 전략은 다시 한 번 그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기준의 60/40 포트폴리오는 5월 중순까지 약 1.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S&P500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특히 주식과 채권 간의 음(-)의 상관관계가 다시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주식이 하락할 때 채권이 상승하고, 반대로 채권이 하락하면 주식이 상승하는 이상적인 분산효과가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시장은 심각한 변동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어서며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금리변동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정책 재추진과, 이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국채 시장의 상황도 유사합니다. 일본 40년물 국채 수익률은 그리스의 10년물 수익률을 상회할 정도로 상승하였으며, 이는 일본 정부의 부채 규모와 재정 불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장기채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닌 ‘리스크 자산’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은 장기채권 대신 2년물, 5년물과 같은 중단기 채권으로 포지션을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 장단기 금리차 확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로 금년 들어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하락한 반면, 30년물은 급등했습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경기둔화를 예상하고 있어, 중단기채가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첫째, 장기채 중심의 보수적 자산배분 전략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 단기 및 중단기 국채 비중을 늘리고, 나아가 인플레이션 연동채(TIPS) 또는 단기 고정금리 우량채권 중심의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셋째, 여전히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비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높은 우량주 중심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적으로, 금리 급등기에는 기존의 전략도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하며, ‘60/40’이라는 단순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구조와 금리 커브의 변화를 반영한 동적자산 배분입니다. 리스크 감내 수준, 투자 목표, 현금흐름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장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설계가 필수적입니다. 금융시장의 혼란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지만,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구조적 전략은 오히려 장기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문의 (213) 822-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