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떡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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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와 인생] 떡값

웹마스터
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프랑스의 루이14세나 영국 엘리자베스 1 세도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손가락으로 먹었다는 것은 서양음식이 손가락으로 먹을 수 있게끔 물기가 없다는 것을 의미 하지만 만일에 우리 한국에서 매운탕 속 고깃덩이나 해장국속의 우거지 등을 손가락으로 집어먹었다가는 뜨겁기도 하거니와 정신이 나갔거나 거지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양의 그릇들은 평면형의 접시가 대부분이지만 우리 그릇들은 입체형의 주발 공기가 대부분인 것도 이유가 있다.
서양음식은 국물이 없어 흐를 염려가 없고 한국음식은 국물이 많아서 입체화 하지 않으면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목민들의 경우에는 생업이 옮겨 다녀야만 하기에 음식을 가지고 다니기 좋게 하고 상하지 않게 하려니 물기를 배제하는 쪽으로 발달하였다. 우리는 조상대대로 한 마을에서 정착해 살아온 사람들이라 음식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으니까 국물문화가 발전돼 온 것 같다. 따라서 휴대식품이 발달하지 않은 우리 식품문화에서 유람을 떠날 때 발달한 것이 바로 ‘떡’이다.
휴대하기 편하고 상할 염려도 별로 없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어머니들은 길 떠나는 자식을 위해, 아내들은 서방님을 위해 따라가서 허리춤에 떡 쌈지 매어주고 아버지들은 가다가 떡이라도 사먹으라고 돈푼도 쥐어주고. 수험생들은 시험에 덜컥 붙으라고 찹쌀떡을 준다. ‘떡값’이란 말도 바로 먼 길 떠난다고 요기나 하라고 떡 사먹을 돈을 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수원 밑에 ‘병점(餠店)’이라는 지명이 있다.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떡을 만들어 파는 곳으로 유명해서 생긴 지명이다.
요즘 ‘떡값’ 하면 생각나는 게 많다 유독 한국만 떡값이 제일 많이 성행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주고 받고 하는데 안주면 괘씸죄 등 떡값 때문에 시험 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정경유착이란 것도 떡값이 발전한 건 아닌가? 지금 한국의 큼직한 사건들이 떡값 때문에 일어났다면 떡값의 한계를 넘어서 이건 무슨 값이라고 불러야 할까? (전 수원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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