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여행 가니? 난 '스테이케이션' 한다
연휴 때 비용 아끼는 알뜰족 증가
집에서, 공원서, 카페서 휴식 취해
직장인들 사이에 새 트렌드 각광
어바인에 거주하는 싱글 직장인 곽모(32)씨는 오는 24~26일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조용히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곽씨는 “여름 휴가시즌을 알리는 첫 연휴라서 어딘가로 훌쩍 여행을 떠나려고 생각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집에서 넷플릭스나 보면서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며 “직장동료 3~4명도 연휴기간 집에서 재충전을 하면서 보낼 생각을 하더라”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새로운 연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머물다의 ‘stay’와 휴가의 ‘vacation’을 합성한 단어로 연휴나 휴가시즌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집 또는 집 근처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뜻한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앞두고 TV를 틀면 ‘연휴기간 전국에서 수천만명이 장거리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라는 뉴스를 접할 수 있지만 주위에서 스테이케이션족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많은 직장인들이 스테이케이션을 선택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얇아진 지갑 때문에 지출을 꺼리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유원지나 관광명소를 방문할 때 경험하는 교통체증이나 여행지에서 붐비는 인파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게 스테이케이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스테이케이션족들은 주장한다.
과거에는 연휴 때 마다 직장동료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놀러간 성모(34)씨는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는 대학동창 몇 명과 함께 로컬 공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극장에서 최신영화를 보면서 보낼 계획”이라며 “곧 내집을 장만할 계획이라 최대한 돈을 아끼면서 생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스테이케이션 외에 로컬 호텔에서 연휴를 보내는 ‘호캉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카캉스’, 해변에서 보내는 ‘해캉스’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