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못 뽑고 투표 계속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들의 비밀투표)가 7일(현지 시간) 막을 올린 가운데, 이날 오후 벌어진 첫 투표에서는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

콘클라베에 참여한 133명의 추기경단은 이날 오후 9시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을 통해 검은 연기를 피워 올렸다. 앞서 벌어진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선출에 성공하면 흰 연기가 나온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레세라는 “예상보다 1시간 20분 늦게 결과(연기)가 나왔다”며 “(투표 전) 묵상 시간이 길었고, 새로 추기경이 된 사람들 중 이탈리아어가 서툰 사람들이 꽤 있어 투표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투표 결과 발표를 보기 위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검은 연기를 확인한 뒤 다음 날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콘클라베의 첫 번째 투표에서 교황이 뽑히는 일은 극히 드물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1721년 즉위한 교황 인노첸시오 13세로, 300년 전의 일이다. 1963년 즉위한 바오로 6세의 경우, 첫 투표에서 과반을 얻고 두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첫 투표에서는 어떤 이들이 후보군인지 파악하기 위한 탐색 형태의 투표 혹은 소신 투표가 이뤄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 두 사람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추기경단은 첫 투표 결과가 공개된 후 차량을 이용해 바티칸 내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이동했다. 추기경들은 이곳에서도 철저히 외부와 소통이 차단된 채 지낸다.

추기경단은 8일 오전 9시 시스티나 성당에서 다시 투표를 시작한다. 콘클라베 둘째 날인 이날은 오전 2회, 오후 2회씩 총 4회 투표를 한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둘째 날 마지막 투표(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