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부동산 경기 사이클

이상규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회장
부동산 경기는 대체로 약 10년 주기로 호황기, 조정기, 불황기를 반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부동산 불황 이후 약 10년이 흐른 2019년, 예상치 못한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주택 시장의 호황기는 더 길어졌고, 결과적으로 약 17년간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택 가격의 고공행진, 높은 이자율, 증가하는 매물 등으로 인해 시장은 점차 조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정책과 미·중 간 무역 갈등까지 겹치며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순환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1960년대 시카고대 호머 호이트 교수의 연구에서 시작됐다. 그는 1833년부터 1930년까지 약 100년간 시카고 지역의 토지 가격 변동을 분석해 부동산 경기가 평균 18년 주기로 준비기, 성장기, 호황기, 정점기, 반전기, 단기 불황기, 전면 침체기, 조정기 등 약 20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이클은 워낙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인식하기 어렵지만, 정점 이후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되면 그 충격으로 인해 비로소 경기 순환의 흐름을 체감하게 된다.
이번 사이클의 경우, 2008년부터 약 4년간 침체기를 거친 뒤, 10년 이상 활황기를 이어가다 2021년 정점을 찍고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있다. 팬데믹이라는 예외적인 상황이 오히려 호황기를 더 연장시킨 셈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임대료가 급등하는데 이는 이미 2014년부터 나타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후 기존 부동산의 매매가가 상승하고, 신규 주택 및 상업용 건물의 건설이 활발해지며, 대출 및 융자가 쉬워지는 단계로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의 저금리 정책은 부동산 활황에 큰 역할을 했고, 2010년대 초 신규주택 공급을 주저하던 많은 건설사들도 2014년부터 다시 활발하게 착공에 나섰다.
하지만 정점기를 지나면 일시적인 침체가 찾아오고, 이후 장기적인 하락기로 접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현재 시장은 이미 약 2년 전부터 조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침체가 본격화되기 전에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급등했던 임대료 역시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는 중이다. 주식 시장 역시 부동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2007년 4분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다 2025년 정점을 찍고 현재는 조정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주기와 비슷하게 약 17년 주기로 순환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관세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그 여파는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부담은 결국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속한 협상 타결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부동산 경기도 안정을 찾기를 기대한다.
문의 (818)439-8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