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종]전 세계 애도 물결… 노트르담 종 88번 울렸다
21일 교황청이 교황의 선종을 공식 발표한 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 설치된 교황의 사진 앞에서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 /AP
파리 시, 21일 밤 에펠탑 불 안켜
스페인, 사흘간 애도기간 선포
"교황은 아르헨티나 자부심"
프란치스코 교황(88)이 선종한 21일 세계 곳곳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88번의 종소리가 울렸다. 88세 일기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기 위해 나이만큼 타종한 것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는 교황의 사진이 걸렸으며, 신자들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따르면, 대성당은 이날 정오 추모 미사가 시작되기 전 대성당 종을 모두 울렸다. 22일 오전에는 교황을 위한 미사가 거행됐다.
파리시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뜻에서 이날 밤 에펠탑에 불을 켜지 않기로 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대, 평화, 인성의 보편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실천해 오셨다”며 “특히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들의 인간 존엄성을 위한 투쟁은 우리 시대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그를 기리기 위해 오늘 밤 에펠탑은 불을 끄게 될 것”이라며 “파리의 한 장소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걸 제안하겠다”고 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스페인은 교황을 추모하기 위해 사흘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펠릭스 볼라노스 법무부 장관은 TV 연설에서 “스페인 정부는 교황의 활동과 가치에 항상 깊은 공감과 유대감을 느껴왔다”며 “우리는 선한 분이자 위대한 교황의 죽음을 애도한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할 것”이라고 했다. AFP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로마 교황청 앞 성 베드로 광장에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들은 신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에서 여행을 왔다는 루시아나 마르티네즈(48)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가의 자부심이었다”며 “교황은 더 포용적이고 사람들과 가까운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며 로마에 왔다는 키라 포르투갈(23)은 “나는 교황님을 한 번 봤지만 어머니와 형제들은 한 번도 못 봤다”며 “어제까지도 이 광장에 계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수녀들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애도를 이어갔다. 외국에서 온 수녀 5명은 나란히 손을 앞으로 모으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면을 기도했다. 한 여신도는 본인 키보다 큰 십자가를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한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등신대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가톨릭 수장의 부재를 슬퍼했다.
박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