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행동하는 기도! 기도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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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행동하는 기도! 기도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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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21세기를 열면서 여러 기독 언론과 기독교 관련 연구소는 20세기에 탁월한 신앙인을 조사했다. 이런 조사와 연구를 실행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를 언급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한때 과격한 행동주의자 혹은 히틀러에 맞선 용기 있는 운동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이다. 본회퍼는 탁월한 학자요 신실한 그리스도의 일군이었고 그의 제자였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21세에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24세에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한 ‘천재 신학자’였다. 적당히 체제에 순응하며 살았더라면 출세와 안일 그리고 성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독일교회가 정치 세력과 야합하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소신과 신앙의 절개를 지킨 ‘투사’였고, 전 세계를 혼란 속에 몰아넣은 히틀러에게 맞서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지킨 ‘순교자’다.

   본회퍼는 1933년 히틀러가 독일의 총통이 되자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다. 히틀러가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교회가 되기를 요구하자 본회퍼는 교회는 총통 히틀러가 아닌 그리스도에게 충성해야 함을 선언하고 고백 교회(Confessing Church)를 창립했다. 그리고 폭주하는 히틀러와 나치 정권을 멈추게 하려고 히틀러 암살을 주도하다가 체포되어 사형당했다.

   디트리히 본회퍼가 히틀러의 암살을 주도했다는 사실과 그가 미국에서 자유주의 신학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그를 자유주의 신학자나 자유주의 신학에 근거한 과격한 행동가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본회퍼의 생애를 살피는 연구가 이뤄지고 진정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세계교회가 본회퍼를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평가한다.

   본회퍼는 용기 있는 신앙인이요 행동하는 신앙인의 모델이다. 그런데 본회퍼의 용기와 결단 그리고 행동하는 신앙의 표상이 된 실천력은 그의 기도 생활에서 나왔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필립 얀시(Philip Yancey)는 그의 책 <기도하면 뭐가 달라지나요?>에서 독일 어느 신학자의 주장을 인용하며 본회퍼의 기도 생활을 소개한다.

   거사를 꿈꾸며 레지스탕스 조직의 연락을 기다리며 수도원에 숨어 있던 본회퍼는 기도에 집중했다. 그 당시 그가 쓴 일기에서 “아침과 저녁 기도를 거른 날, 그리고 중보기도를 빠뜨린 날은 사실상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날이다.”라고 단언했다. 본회퍼는 기도에 충실했다. 그의 기도는 수도원에서 숨어 지낼 때와 체포되어 수감자가 되었을 때도 변함이 없었다.

   본회퍼에게 기도는 매우 중요했다. 본회퍼는 기도를 ‘세상에서 일하시는 하나님과의 동역’으로 이해했다. 그는 나치의 만행을 보고 체념한 채 개인 신앙생활에 전념하는 독일 그리스도인들을 맹렬하게 꾸짖었다. 본회퍼는 기도만 하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체념하는 것도 옳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고 무작정 악에 맞서겠다고 덤비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본회퍼의 기도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고 그의 행동 또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이었다. 본회퍼의 기도 생활은 독일의 경건주의자들을 능가했고, 그의 행동은 사회복음을 강조하던 자유주의자들보다 더 구체적이었다. 본회퍼의 삶은 악을 이기려 하는 그리스도인에게 ‘행동하는 기도! 기도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기도 없는 행동은 무기력하고 행동 없는 기도도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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