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시니어 넘버원!"…NHL 무대에 또 오른다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 멤버들이 지난달 23일 LA다운타운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NHL 킹스 홈경기에 앞선 국민의례 중 미국 국가 연주를 하고 있다. /시니어센터 제공
LA킹스,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 초청
"2만 관중 앞 지난 연주 너무 훌륭해"
오는19~26일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
국가 연주 다시 한 번 정식으로 부탁
"코리안 시니어들 너무 멋있습니다. 베리 굿(Very good), 넘버 원(Number One) 입니다. 한 번 더 해 주시겠습니까? 모든 지원은 우리가 합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강자 LA킹스가 13명의 한인 시니어들로 구성된 하모니카 연주단의 미국국가 연주에 반해, 오는 19~26일 중 열릴 플레이오프 오프닝 무대에 정식 초대했다. NHL 서부컨퍼런스 퍼시픽조에 속한 킹스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한 상태로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아 상대팀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이사장 신영신) 하모니카반(반장 박중규)의 최정예 멤버인 이들은 지난달 23일 킹스 홈구장인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NHL 공식 중계로 전국에 생방송된 보스턴 브루인스와의 경기에 앞서 미국국가를 완벽하게 연주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평균연령 83세 남녀 시니어 13명의 혼신을 다한 국가 연주가 끝나자 2만여 관중은 엄청난 환호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감동한 모습이었다.
여운은 연주가 끝난 후에도 이어졌다. 현장에서 연주를 지켜 본 시니어센터 직원은 "시니어들이 연주를 하는 순간, 눈시울이 젖고 감사와 감동이 절로 일었다. 한국과 미국이 진정 하나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느꼈다"고 전했다. 킹스 관계자도 소셜미디어 'X'에 "관중들이 시니어센터 멤버들의 하모니카 국가 연주와 함께 했다. 완벽했다"는 글을 연주 동영상과 함께 올려 순식간에 2만3000명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킹스의 한인직원 이해성씨가 지난 9일 시니어센터에 연락해 '킹스 임원들이 시니어센터 퍼포먼스가 너무 좋았다며 플레이오프 때 한 번 더 공연이 가능한 지 물었다. 이동편과 입장 티켓까지도 킹스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연주 때는 시니어센터에서 30명 분의 입장권을 구매했어야 했다. 120달러짜리 입장권을 킹스에서 67달러에 할인해 준 수준에서 공연이 이뤄졌다. 그래도, 버스 이동편은 킹스와 삼호관광 신성균 대표가 적극 나서서 반반 후원했다.
시니어센터 신영신 이사장은 "지난 공연이 너무 좋았다. 이번엔 킹스가 정식으로 초청을 했고, 모든 것을 후원하기로 했다. 당연히 가서 또 한 번 훌륭한 연주를 보여줄 것"이라며 흥분된 목소리를 전했다. 신 이사장은 "하모니카반 50명 중 오디션을 통해 정예멤버들만을 선발했다. 그렇게 해서 두 달 이상을 연습해 무대에 올랐다. 정말 시니어들은 최고로 잘했다. 전혀 틀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시니어센터에서는 하모니카반 연주 외에도 당일 장구반까지 참석해 미국 속에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 이사장은 한글로 '킹스'가 적힌 저지를 입고 북을 울리며 경기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시니어센터 하모니카반은 2023년 6월 7일에도 LA시의회 초청으로 시청 메인홀에서 미국 국가를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미주 한인 이민역사 120년이 넘는 동안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기에 당시로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이어서 킹스 무대 연주도 NHL 10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한 번 킹스 무대에 서게 된 백진순(82· LA 거주) 할머니는 "미국에 와 살면서 내 평생에 이런 영광은 없었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설레고 좋은데, 또 한 번 그런 무대에 설 수 있다니, 감격스럽다. 단원들도 더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가족들도 너무나 좋아한다. 시니어센터에 다니며 너무 큰 행복을 맛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