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은퇴자금 괜찮나"… 한인 투자자들 '울상'
다우지수 사흘간 4200포인트↓
일부 투자자, 대책 마련 분주
"필요하면 포트폴리오 조정하라"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이 촉발한 뉴욕증시 급락으로 한인 주식·펀드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7일 사흘동안 미국 30개 우량기업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가 무려 4259포인트나 빠지고 나스닥, S&P500도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이다.
특히 401(k), IRA등 은퇴연금 계좌가 불어나는 재미에 푹 빠져 생활해온 많은 한인들은 “이대로 가면 편안한 은퇴생활을 누릴 자금이 바닥날 것 같다”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0년 후 은퇴를 꿈꾸는 직장인 김모(52)씨는 “지난 3일과 4일, 7일 사흘간 IRA 밸런스가 5%나 떨어졌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 때문에 경기침체가 올 것만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증시의 단기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되 은퇴계좌는 건드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거친 증시 변동성을 지켜보며 속이 울렁거릴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adjust)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J.P. 모건 자산 매니지먼트는 관계자는 “채권과 주식이 적절히 섞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 하락장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며 “60%는 주식, 40%는 채권인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증시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패닉셀을 하는 등 불안감에 휩싸여 잘못된 결정이 내리기 쉽다”며 “하락장은 두려움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하락장에서는 저평가된 주식이나 펀드 매입을 고려할 것”을 권했다.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스피츠나겔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일 미국 경제의 버블이 터질 경우 증시가 80% 폭락할 수 있지만 이번 사태는 그와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증시 급락에 대해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을 떨쳐 내기 위한 또 다른 투매일 뿐 아마겟돈은 아니다"라며 "진짜 폭락장은 거품이 터지면서 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