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자 한 지지자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고 중계 보며 탄식, 한숨

주문 선고되지 "이게 말이 되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지지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탈감을 표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4일 오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 1만5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선고 결과를 듣고 "미쳐 돌았구나", "거짓말하지 말라", "이게 말이 되냐"라고 곳곳에서 외쳤다.

오전 10시부터 집결해 선고 중계를 본 이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발언을 할 때마다 혀를 차거나 "말도 안 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윽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받아들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한다는 주문이 선고되자 지지자들은 격분하거나 오열했다.

곳곳에서 욕설을 하거나 '탄핵 무효'라 적힌 팻말을 땅에 던지고, "우리 대통령님 어떡해"라며 주저앉고 목 놓아 우는 이들이 보였다. 스크린을 말없이 바라보거나 체념한 듯 한숨을 쉬며 흡연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가 과격 행위의 조짐을 보이자 사회자는 "흥분을 가라앉혀라, 폭력은 절대 안 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전광훈 목사는 "탄핵을 인정할 수 없는 분들은 내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 모이라"고 독려했다.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스크린으로 선고를 지켜보던 국민변호인단 소속 500명 역시 흥분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욕설하며 "나라가 망했다"라고 외치고 분노를 못 참는 듯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 is back'(윤이 돌아왔다)이라고 적힌 피켓을 내동댕이치며 "우리 어떡하면 좋아"라고 눈물을 보이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일부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 기동대원들에게 "빨갱이", "나라를 다 팔아먹어라"고 외치며 분풀이하기도 했다. 국민변호인단은 헌재의 탄핵 기각을 기대하면서 '직무복귀 환영 퍼레이드'를 준비했지만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