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1경쟁...LA아파트 '입주 전쟁'
LA일원의 주거난이 심화되면서 아파트 입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운타운 인근의 한 고급 아파트 모습./ 이해광 기자
타운, 롱비치 등 인기지역 공급 태부족
"웬만하면 그냥 살자" 재계약률도 껑충
2년 세금보고 등 입주 절차도 까다로워
‘경쟁율 13대 1’
주거난이 심화되고 있는 LA 지역의 아파트 입주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웬만한 인기 주거지는 두 자릿 수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다.
전국 아파트 렌트 조사업체 ‘렌트카페(RentCaf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LA 지역 아파트 시장의 입주 경쟁은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테넌트 수요가 많은 한인타운을 포함한 LA와 롱비치, 파사데나, 포모나, 다우니 등 LA 동부 지역에서 입주 경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입주율은 현재 96%로 '공실율 제로'에 육박한 상황이다. 아파트 유닛의 공실 기간은 44일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렌트가 가능한 하나의 아파트 유닛을 놓고 평균 13가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 입주가 더 힘들어지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공급 때문이다. 실제 이들 지역의 신규 아파트 공급은 올해 0.63% 중가하는 데 그쳤다. 이 정도로는 주거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렌트카페'의 분석이다.
이사 갈 아파트를 구하는 게 녹록치 않으면서 렌트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렌트 계약 갱신율은 지난해 47.6%에서 올해는 51.4%로 뛰었다. 평균 거주 기간은 40개월에 달해 전국 평균 28개월보다 1년 가량이나 길다.
패사니다 지역 한 테넌트는 “오래 살다 보니 내부가 노후화돼 이사를 가고 싶지만 주변에 나온 아파트가 거의 없어 포기했다”며 "테넌트들 사이에서도 웬만하면 그냥 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고 전했다.
샌타모니카, 마리나델레이, 컬버시티, 잉글우드 등 LA 서부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의 입주율은 93%, 입주 경쟁율은 8대 1에 달한다.
아파트 렌트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입주 과정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몇 년 전 만해도 크레딧 체크에 은행 어카운트 명세서 정도만 제출해도 무방했던 아파트들조차 최근에는 렌트비 대비 3~4배의 수입 증명, 여기다 2~3년치 세금 보고 제출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인타운을 비롯한 인기 주거지의 신축 고급 아파트라면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더 늘어난다. 한 아파트 관리회사 관계자는 “1~2년치 세금보고는 기본인 경우가 늘었고, 일부는 3년치를 원하기도 한다”며 “또 이전 거주 아파트의 렌트비 납부 히스토리나 옛 랜드로드의 레퍼런스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