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낙상 예방, 집안 개조가 우선이다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낙상은 노년층에게 가장 심각한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 통계에 따르면 낙상의 53.7%가 집안에서 발생하며, 도로에서 발생하는 비율(21.1%)보다 훨씬 높다. 이는 집이 안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시니어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지만, 기존의 주거환경은 젊고 활동적인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이동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환경조성이 필수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외부 공간부터 안전성을 확보하라
낙상 예방을 위한 첫 단계는 시니어가 안전하게 집을 드나들 수 있도록 외부환경을 점검하는 것이다. 보도는 미끄럽거나 울퉁불퉁하지 않은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자갈깔린 보도는 이동이 어려워 표면을 매끄럽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조명이 충분한지 점검하고, 진입로에서 차도나 도로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외부 계단이 있다면 핸드레일을 설치하여 낙상의 위험을 줄이고, 필요하다면 바닥까지 지탱되는 튼튼한 손잡이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집안의 복도와 계단을 개선하라
집 내부에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곳은 복도와 계단이다. 이동이 많은 복도는 항상 밝게 유지해야 하며, 대형 스위치, 원터치 타이머 조명, 모션센서 조명 등을 활용하여 시니어가 쉽게 조명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복도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고정되지 않은 매트나 깔개, 늘어진 전화선 등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계단은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에게 특히 위험한 요소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계단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니어가 하루 동안 필요한 물품을 한 층에 배치하고, 보행 보조기를 각 층에 하나씩 두어 이동 시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계단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추가적인 핸드레일을 설치하고 충분히 넓게 잡을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곡선 계단의 경우, 핸드레일을 두 개 설치하는 것이 안전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계단 이동이 어려운 경우, 계단 리프트 설치를 고려할 수 있으며, 이때 리프트의 조작 가능 여부와 가족 구성원의 동선 확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낙상 예방, 작은 변화가 큰 안전을 만든다
낙상 예방을 위한 집안 개조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라 생명을 보호하는 중요한 조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복도, 계단, 보도 등의 공간이 시니어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세심한 점검과 개선을 통해 안전한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 변화가 시니어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