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00만달러영주권’ 반응은 시큰둥
"투자이민 대체라지만 너무 큰 돈 요구"
한인 변호사들 “문의 전무, 관심 없어”
의회승인 등 입법화까지 갈 길 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 차게 꺼내 든 ‘500만 달러에 영주권’ 정책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말 현행 투자이민(EB5) 제도를 없애고, 500만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주고 추후 시민권 취득까지 허용하는 새로운 '골드카드' 프로그램을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나라들의 부자들이 골드카드를 사서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한인 이민전문 변호사들은 ‘골드카드’ 발표 이후에도 한국인들의 관심은 전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민 전문 김성환 변호사는 “골드카드는 EB5와 달리 투자자가 미국 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조건이 없는 돈으로 영주권을 취득하는 구조”라며 “보도가 나가고 극소수만 연락이 온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부분은 트럼프의 거친 언행 등을 문제 삼으며 실행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덧붙였다.
이민 전문 이선아 번호사도 골드카드 제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표했다. “이민 신청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한국인들이 굳이 미국에 이민 오기 위해 그렇게 큰 거액을 지불할지 모르겠다”고 밝힌 이 변호사는 “실제 법률이 시행되어야 본격적인 문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이민변호사들은 골드카드 정책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실제 시행되려면 현행 이민법과의 조화가 필요하고, 의회의 승인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적 여건이 부족한 이민자들에게는 사회적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또한 지창열 변호사는 “한국인들에게 현재의 환율로 볼 때 500만달러는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지만 실현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객들이 생기는 반가운 일”이라며 “제발 입법화 되어 문의가 쇄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인 변호사들은 ‘골드카드’ 제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직접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법망을 피하고 수 십 억 달러에 달하는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려는 범죄자와 부패 관리들의 도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훈구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