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가 웬수…아보카도서 랩탑까지 줄줄이 오른다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조만간 멕시코산 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광 기자
'트럼프 발 관세 폭탄' 직격탄
캐나다산 원유· 중국산 가전서
멕시코산 농산물까지 총망라
채소·과일 등은 곧 가격 인상
‘관세가 웬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행하고,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기존 10%에서 20%로 끌어올리면서 향후 미국 소비자 물가의 '역대급 상승'이 현실화 되고 있다.
‘관세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멕시코산 채소와 과일, 데킬라에서 캐나다산 원유와 목재, 메이플시럽, 중국산 전자기기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상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식탁 물가’는 벌써부터 비상이다. 당장 멕시코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과일과 채소 등은 몇 일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수입 채소의 3분의 2, 수입 과일과 견과류의 절반을 멕시코에서 들여온다.
대형 소매체인 ‘타겟’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25% 관세로 인해 멕시코산 농산물의 가격 상향은 불가피하다”며 “소비자들은 조만간 오른 가격표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아보카도, 딸기, 바나나, 토마토, 피망, 오이 등이 가격이 인상될 대표적 과일과 채소들로 꼽힌다. 특히 아보카도의 경우 미국에서 팔리는 전체 물량 중 90%가량이 멕시코에서 재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난해 멕시코산 채소 수입액은 99억달러, 과일 및 냉동주스 수입액은 110억여달러에 달했다”며 "마켓의 식료품 진열대가 미 소비자들이 관세 영향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 일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다 미국인들의 아침 식사에 빠지지 않는 메이플 시럽의 가격 인상도 불 보듯 뻔하다.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메이플 시럽의 6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에너지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미국은 전체 수입 원유의 60%를 캐나다산으로 채우고 있다. 또 석유가스와 석탄 등도 캐나다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향후 개솔린 가격과 난방비 등의 인상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세 폭탄으로 인해 중국산 수입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랩탑, 태블릿, 모니터와 멕시코 제조 TV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발표가 나온 이후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CEO는 “중국과 멕시코가 자사 판매 제품의 약 55%와 20%를 공급한다”며 “전 제품군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비용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보여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기사 B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