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당뇨병 환자의 발 건강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당뇨병은 장기적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적절한 관리 없이 방치하면 상처가 악화되어 감염이 생기고, 심한 경우 절단까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꾸준한 관리와 예방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혈당을 목표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혈당 조절은 신경과 혈관의 건강을 지켜 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정기적인 발 검진과 올바른 발 관리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뇨병 환자는 매일 발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발가락 사이를 포함한 모든 부위를 점검하며, 피부 손상, 궤양, 물집, 붉은 기운, 굳은살 등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따뜻함이나 부기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거울을 사용하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발바닥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의료진 또한 당뇨환자의 발 건강을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당뇨병 유형에 따라 발 검사의 시작 시점과 빈도가 다를 수 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5년이 지나면 매년 발 검사를 시작해야 하며,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는 혈액순환 장애, 신경 손상, 피부 변화 및 기형 여부를 확인하며, 이를 통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 손상은 발과 다리에 통증, 화끈거림, 저림, 무감각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감각이 둔해지면 상처나 궤양이 생겨도 인지하지 못해 문제가 심각해질 위험이 있다. 또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피부가 얇아지고 푸르게 변하거나, 발이 차갑고 맥박이 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발로 가는 혈류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발의 형태가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가락이 굽어 "발톱 발가락(hammertoe)" 모양이 되거나 발 아치가 무너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샤르코 관절병증(Charcot Foot)"이 발생해 뼈와 관절이 파괴될 수 있다. 따라서 발 모양의 변화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발을 청결하게 관리하며,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등의 작은 노력이 발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정기적인 자가 검진과 의료진의 평가를 통해 발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한다면, 발가락이 썩거나 절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발 건강을 위한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