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던 유학생이 트러킹 성공신화 일궜다"
NGL 트랜스포테이션의 노상일 대표는 앞으로 한인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발굴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 우미정 기자
미주조선일보LA와 함께 뜁니다/ NGL 노상일 대표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orld Korean Business Convention) 조직위원장 맡아
'30대 창업 ' 5년간 철저 준비
운송업무하며 '블루오션' 발견
'원스톱 물류 서비스' 강점 내세워
연 매출 7000만달러 기업 성장
지난 1996년 NGL(Next Generation Leader) 트랜스포테이션의 노상일 대표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애리조나 썬더버드 경영대학원 1년을 마친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IMF 외환 위기를 맞닥뜨렸다. 생활비와 학비 등 경제적 지원이 끊기면서 큰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노 대표는 학교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학장과 면담을 통해 한 학기를 마친 후 학비를 후불제로 지불할 수 있도록 양해를 받았다. 이 제안은 후속적으로 아시아계 학생들 모두에게 같은 혜택이 적용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노 대표는 학업을 이어가면서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고, 미국 정부의 '아시아계 학생 구제 프로그램(Asian Student Relief Program)' 덕분에 최소한의 학점으로 비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일한 그는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을 이어갔다. 학교의 취업정보실에서 제공되는 채용 공고를 통해 한국의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당시 한국의 대기업들은 공채를 연기했으며, 계열사들도 채용을 중단했다. 은행권, 외국계 기업, 중소기업 모두 채용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그는 달러를 벌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결국, 이러한 경험들이 그를 단순히 위기에서 벗어난 인물이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성공적인 리더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노 대표는 NGL대표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인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며 얻은 교훈과 글로벌 네트워크는 그가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으며, 이제 그는 자신이 받은 기회를 사회와 나누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는 신년을 맞아 노 대표와의 인터뷰를 갖고 사업 비전 및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커멘트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유학길에 오른 계기는?
“유학길에 오르기 위해 나는 무려 5년을 준비했다. 군 복무 중 ‘한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이어갔으며 유학을 결심했다. 당시 한국은 기술적으로 매우 뒤처져 있었고, 그만큼 미국의 기술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그 답은 '달러를 버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바로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학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인맥을 넓히며, 내 역량을 키워나가기로 한 것. 내 나이 30대에 창업을 할 계획을 세우며, 군 복무 시절부터 대학을 마칠 때까지, 나는 5년간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 기간 동안 공부와 경험을 쌓으며,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갈 준비를 마쳤다.”
- NGL 트랜스포테이션 창립 계기는?
“애리조나에서 대학을 마친 후 수출기업에서 운송업무를 경험한 것이 창업과 성공의 기회가 됐다. 특히 애리조나는 소비 도시로 물건을 수입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물건을 들여오면 빈 트럭이 자주 나가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빈 트럭을 활용해 롱비치나 LA 항구로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됐다. 빈 차로 저렴한 가격에 운송을 가능하게 한 이 사업 모델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는 곧 지금의 회사를 창립하는 계기가 됐다.”
- NGL 회사의 성장과 현재의 성과는?
“회사 직원 수 300명, 연 매출 2022년 기준 80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3년에는 6500만 달러, 현재는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NGL회사는 자체 트럭을 이용한 운송 시스템을 구축해 IT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현재 운영 중인 전체 트럭은 약 300대, 그 중 200대는 자사 소유로,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텍사스, 조지아, 앨러배마, 한국 등 주요 지역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트럭 운송 산업은 한국 정부의 규모를 2배 이상 초과하는 방대한 시장을 자랑한다. 2006년에 설립된 NGL 회사는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지향하며, 공장에서 출발해 물건이 도착지에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물류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회사는 이를 자체 트럭과 인력으로 전 과정을 통제하며, 대륙횡단 트럭 등을 통해 원스톱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 제 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KBC) 준비과정은?
“오는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애틀랜타 개스 사우스 컨벤션 센터(Gas South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한국에서 4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자비를 들여 참여하는 중요한 행사다. 빈손으로 돌아가게 할 수 없기에, 기업들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바이어 상담 뿐 만 아니라 1:1 비즈니스 미팅, 그리고 기업들이 IR(Investor Relations) 발표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일반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기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미국 시장이 멀게만 느껴졌던 기업들에게 그 간격을 좁히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동포들의 지원과 한상 기업들의 팁은 큰 도움이 된다. 이 만남의 장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입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 한인 커뮤니티에게 한 말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한인 커뮤니티 비즈니스인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는 4월에 개최되는 한인비즈니스대회에 참여하는 4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은 뛰어난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고, 고유한 특성을 가진 품목과 서비스들이 많지만, 그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한인 동포 비즈니스인들의 역할이다. 이들은 문화적 친숙함과 함께 미국 시장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미 구축된 인맥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 비즈니스인들이 이번 대회에 바이어로 참여하는 경우,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망과 판매 경로를 보다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또한, 동포 비즈니스인들이 한국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비즈니스인들은 위기 상황을 단순히 어려움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 개척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 이번 한인비즈니스대회와 같은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와 협업의 기회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한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i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