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시간의 상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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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근 목사(남가주 새누리 침례 교회 담임)
우즈랜드 펠로십 교회의 담임목사인 케리 슉(Kerry Shook)이 쓴 책 중에 <내 생에 마지막 한 달>이라는 책이 있다. 뉴욕 타임즈 선정 베스트 셀러이기도 하다.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 남자가 정기 건강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 의사를 찾아왔다. 의사는 이렇게 말을 했다. “유감입니다. 검사 결과 암 말기입니다. 이제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다급한 심정으로 물었다. “실험 중인 약이나 치료법 같은 것은 없나요? 좀더 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의사는 잠깐 생각하더니, “조금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비결이 있긴 합니다.” 그러면서 의사는 이렇게 제안을 했다. “시골로 가서 축사를 사서 돼지를 기르십시오. 그러면 아이를 열댓을 둔 과부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얼굴이 험상궂고 성격이 좋진 않습니다만, 그 과부와 결혼을 하세요. 그리고 아이들을 모두 돼지우리로 데려와 그곳에서 함께 사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생명이 연장됩니까?” 의사가 대답했다. “아니요. 그러나 그 6개월이 당신이 살아온 인생 중 가장 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시간이란 절대적 수치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똑같은 6개월일지라도, 무엇을 하며 누구와 사느냐에 따라, 길게 느껴질 수도 있고,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것을 시간의 상대성 의론이라고 한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이것을 잘 이해한다. 비근한 예로, 제대 말년의 병장이 느끼는 시간의 길이와 일반인들이 느끼는 시간의 길이가 같겠는가? 제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군인의 하루는 한 달보다 더 긴 날일 수 있다. 또한, 사랑하는 애인을 기다리는 연인의 시간과 시험지를 받아 든 학생이 느끼는 시간은 분명 다를 것이다. 빨리 만나길 원하는 연인의 시계는 느리게 가지만, 문제를 풀지 못한 수험생의 시계는 너무나 빨리 돌아갈 것이다. 시간의 상대성 원리 때문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똑같은 양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어떤 자세로 사느냐에 따라 시간이 주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뚜렷한 목적이나 비전이 없이 보내는 날들은 지루한 시간에 불과할 것이다. 의미도 없고 보람도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 안에서 바른 일을 추구한다면, 그 시간은 값진 보화와 같을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생의 날들은 그냥 소모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 주신 시간이다. 흔히 청지기 직을 물질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에 대한 그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시간도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내일은 우리의 것 아니다. 고로, 오늘이라는 날을 줬을 때, 하나님이 기뻐할 최선을 살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