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97%도 못 푸는 시민권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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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97%도 못 푸는 시민권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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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단속 후 '시민권 관심 고조' 불구  

"시험 영역 너무 광범위, 난이도 높다" 

한인 등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 불만 



 

‘미국 수정 헌법에는 몇 개의 조항이 있습니까?’ ‘미국에서 가장 긴 강 두 개를 말하세요’


20년 이상을 영주권으로 생활하다 얼마 전부터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70대 김모씨는 시민권 시험 예상 문제를 접하면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난이도가 너무 높고 시험 예상 범위가 너무 광범위했기 때문이다. “시민권 시험에 합격하려면 학교나 학원에 다녀야 할 것 같다”고 전한 김씨는 “헌법의 기능을 묻는 문항과 독립선언서에 담긴 중요 이념을 꼽으라는 문항은 고시 수준 같다”고 말했다. 

 

이민자들 사이에서 시민권 시험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태생들도 풀기 어려울 정도의 난이도”라며 “붙이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라는 불만까지 터뜨리고 있다. 


실제 미국 성인시민권자협회(AMAC)가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 성인의 36%만이 시민권 시험에 합격할 수 있으며, 공립 고교생 중 97%는 제대로 풀지도 못한다.   


시민권 시험은 100개의 예상문제 중 면접관이 10개의 질문을 하면 이중 6개 이상을 맞춰야 합격하게 된다. 문제는 미국 민주주의 원칙, 정부 체제에서 미국 역사에 이르기까지 공부해야 할 부분이 너무 광범위하고 까다로운 문항도 상당수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과 부통령, 주지사, 상원의원에 대한 각각의 권한과 의무 등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시민권 취득에 대한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더 뜨거워지고 있다.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펼쳐지면서, 영주권자들 사이에서는 영주권은 매년 갱신해야 하고, 혹시라도 범법자가 되면 추방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아예 시민권을 취득하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게 이민권리단체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민권 시험 난이도 재 조정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게 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편 아이오와 등 일부 주에서는 시민권 시험을 고교 졸업을 위한 필수 시험 과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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