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27일] 중국발 AI 모델 '딥시크' 때문에 나스닥 3% 급락
혁신적 '저비용 AI'에 엔비디아 17% 폭락
전력수요 감소 전망에 발전업체도 20%↓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으로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27일 뉴욕증시가 AI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612.47포인트(3.07%) 급락한 1만9341.8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88.96포인트(1.46%) 내린 6012.28에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우존스지수는 289.33(0.65%) 오른 4만4713.58에 거래를 마쳤다.
딥시크가 개발한 저비용 AI 모델이 미국 빅테크의 AI 관련 과잉투자 우려를 키우면서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를 불러왔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AI 모델에 대해 "고성능 칩과 방대한 컴퓨팅 파워, 막대한 전력에 의존하는 현행 AI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혁신적 파괴자가 될 수 있다는 즉각적인 우려가 제기됐다"라고 평가했다.
AI 주도주이자 'AI 붐'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엔비디아는 이날 17% 급락하며 나스닥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총 순위도 1위에서 단번에 3위로 주저앉으며, 4위 아마존(2조4550억달러)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이 17.4% 떨어지며 낙폭이 더욱 컸고, 오라클(-13.8%), 슈퍼마이크로컴퓨터(-12.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1.7%) 등도 두 자릿수대 낙폭을 보였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했던 전력 인프라, 원전, 발전업체들도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급락했다.
비스트라 에너지가 28.3% 떨어졌고, 원자력 에너지 1위 업체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20.9%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2.1%), 알파벳(-4%) 등 AI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기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그동안 AI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애플은 AI 이날 3.2% 상승했다. 또, 기술주 종목에서 빠져나온 투자금이 경기순환주로 이동한 데다 채권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다른 업종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