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계란값’… 소비자·비즈니스 모두 '울상
26일 보스코 베이커리 카페의 제빵 책임자인 장일씨가 계란을 사용해 빵을 제조하고 있다. (위 사진)/ 우미정 기자
26일 마당몰 H마트에 진열된 케이지 프리 계란. 원 더즌이 1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 우미정 기자
조류독감으로 1년 전보다 37% 상승
케이지 프리 원 더즌에 11.99달러
USDA "올해도 20% 오를 전망"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계란값이 크게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방노동통계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지난달 계란 가격이 1년 전보다 36.8%나 인상됐다.
A등급 대형 계란 원 더즌(12개) 기준 평균 가격은 4.15달러로 전년도 2.51달러보다 약 2달러 인상됐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와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하이오주 등에서 발생한 조류 독감이다.
연방농무부(USDA)는 지난해 4분기 2000만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조류 독감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이달에만 830만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이는 지난해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가금류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로 계란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다.
LA한인타운 코리아타운플라자(KTP) 내 보스코 베이커리 카페 장일 제빵 책임자는 26일 “계란 가격 급등으로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스폰지케이크나 카스테라, 파운드케이크 등을 제조할 때 보다 저렴한 냉동 계란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개의 케이크에 들어가는 계란만 3개 이상”이라며 “케이크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과 몇 센트의 가격 인상에도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빵 가격을 쉽게 인상할 수 없다”며 “결국 냉동 계란을 사용하는 등 재료비를 절감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웨스턴 애비뉴에 위치한 북창동 순두부의 김경희 매니저는 “순두부에 계란을 사용하는 것은 메뉴의 시그니처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고객 주문시 계란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협조를 구해 재료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H마트 관계자는 “이달 원 더즌의 도매가격이 기존 3달러에서 9.99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며 “특히 명절 시즌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마당몰에 위치한 H마트에서는 케이지 프리 대형계란 원 더즌이 11.99달러에, 8가와 옥스포드 애비뉴에 있는 시온마켓에서는 오개닉 계란 원 더즌이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대형 계란 원 더즌 평균가격이 5달러에 달해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USDA는 올해 계란 가격이 약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식품가격 상승률 약 2.2%와 비교되는 수치다. 소고기, 커피, 오렌지주스 등 다른 식료품들도 가격이 상승했지만, 계란은 특히 조류독감 영향으로 공급에 타격을 입으며 유독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계란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 것은 지난해부터 미시간 등 일부 주에서 시행에 들어간 '케이지 프리(cage-free)' 법이다. 이 법은 올해부터 발효됐으며, 케이지 프리 방식으로 기른 계란만 판매를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란 생산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법으로 특히 비좁은 공간에서 기르는 산란계의 사육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