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할 맛 안난다’… 지난해 LA식당 100여곳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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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할 맛 안난다’… 지난해 LA식당 100여곳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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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5일 코리아타운플라자(KTP) 푸드코트를 찾은 고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위) 5일 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서 고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



40년 된 중식당 '용궁'도 문 닫아

업주들, 식당 운영 어려움 토로

"식재료·인건비 상승, 생존 벅차" 


LA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요식업계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경제적 장애물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인플레이션과 운영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많은 식당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업소는 생존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시도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LA타임스(LAT)가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LA에서 영구폐업한 식당은 100곳이 넘는다. 


문닫은 식당 중에는 'LAT 101 최고 식당 리스트'에 오른 곳과 미슐랭 스타를 받은 테이스팅 메뉴 식당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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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는 폐업의 원인으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보험료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받은 융자금 상환, 밀린 임대료 지불, 엔터테인먼트 산업 파업 여파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식재료 비용 뿐만 아니라 주방 수리비와 장비 교체 비 등의 상승도 식당업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농무부(USDA)에 따르면 비록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됐지만, 식품가격은 2019년에서 2023년까지 25%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들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인타운에서 다솜(Dasom)과 한음(HanEuem) 두 곳의 한식당을 운영하는 강원석 셰프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식재료와 인건비, 직원 보험료, 임대료 등이 치솟는 상황에서 고객들은 음식의 맛과 양, 저렴한 가격, 좋은 서비스 등을 골고루 갖춘 식당을 선호하기 때문에 요식업계는 힘들 수 밖에 없다”며 “매달 고정비가 나가고, 장사가 계속 적자로 이어지면서 돈을 빌려 버티는 상황이 되풀이되면 결국 생존이어려워져 영업을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스페셜 가격으로 메뉴 하나에 4.99달러 이벤트도 진행해 보지만 효과는 잠시뿐이며 이벤트가 끝나면 고객은 '뚝' 끊기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 셰프는 팁플레이션과 발렛파킹 비용도 고객들이 식당을 찾지 않게 만드는 큰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팁과 발렛파킹 비용이 부담스러워 고객들이 외식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며 “업주 입장에선 큰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코리아타운플라자(KTP) 푸드코트를 찾은 윤미리(38)씨는 “팁 부담 때문에 싯다운 식당 대신 푸드코트를 이용한지 1년이 넘었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음식값이 저렴한 푸드코트를 찾는다”고 전했다.

LAT는 지난 10년 간 LA에서 인기를 끌며 트렌드를 대표하는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그중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중식당 ‘용궁(The Dragon)’도 포함됐다. 타운 랜드마크 역할을 해온 용궁은 지난해 1월, 40여년 만에 영구 폐업하며 한인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용궁 식당의 왕덕정 전 대표는 “최근 몇년 동안 지속된 한식-중식 셰프 부족과 업계 전반의 어려움으로 운영이 힘들어졌다”며 40여년 간 한국식 중국요리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레스토랑 폐업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몇 년 간 LA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인 한인타운에서 주택 개발이 급증하면서 장소부족과 임대료 상승 등 식당운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많은 식당들이 높은 임대료와 치솟는 운영비에 시달리며, 결국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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