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그림을 그리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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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칼럼] 그림을 그리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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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근 목사(남가주 새누리 침레교회 담임)  

 

을사년 새해가 밝아 왔다. 을사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그렇게 호감을 주는 것 같진 않다. 푸른 뱀이라는 이미지도 그렇고, 더구나 을사조약(1905)으로 일본에 의해 외교권이 박탈되었던 기억 탓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거나 스산한 분위기를 풍길 때, 그것을 “을씨년스럽다”고 표현하겠는가?

   사실상, 우리의 현실을 보면 모든 것이 어수선하고 차갑기만 하다. 그럴지라도 밝은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삶을 결정하는 것은 연도나 운세가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함께 갈 때 어떤 삶의 정황 속에서도 빛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한 거지가 화실 창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패배와 절망으로 가득한 어두운 모습이었다. 흐린 눈에 머리는 며칠을 감지 않았는지 마음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옷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럽고 누추했다. 이것을 창 밖으로 바라보던 화가가 캔버스에 그 사람을 그리기 시작했다.

   화가는 거지의 모습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초점이 없는 눈 대신 반짝이고 생기 넘치는 눈을 그렸다. 실망으로 풀이 죽은 얼굴 대신 희망에 찬 밝은 표정을 그렸다. 너덜너덜한 거지의 옷 대신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신사의 옷을 그려 입혔다.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화가는 거지를 불러 그 그림을 선물로 주었다.

   그림을 받아 든 거지가 화가에게 물었다. “그림 속에 있는 저 멋진 신사가 누구입니까?” 그때 화가는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신의 얼굴이 분명했다. 그때 거지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까지 한 번도 스스로를 멋진 신사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자신을 낙오자, 가난뱅이, 실패자, 희망이 없는 인생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자기 앞에 새로운 운명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때 흥분에 가득한 얼굴로 화가에게 다시 물었다. “내가 과연 저 그림 속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당신이 내릴 결단과 믿음에 달려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화가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멋진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 실패자가 아니라 성공자로, 누추한 자가 아니라 존귀한 존재로, 절망에 찌든 자가 아니라 희망이 넘치는 인생으로 그리고 계신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그분의 비전이다. 그러나 이것이 그냥 이루어지진 않는다.

   비전을 붙잡는 믿음이 필요하다. 결단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것을 이루실 하나님의 능력이 필요하다. 금년 한 해 이 비전의 날개를 타고 주님과 함께 날아오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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