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럭셔리 아파트에 경관 가장 4인조 권총강도
28일 4인조 권총강도가 침입해 거주자를 폭행한 후 금품을 강탈한 한인타운 럭셔리 아파트 '나리(Nari)' 전경. /우미정 기자
입주자 폭행 후 10만불 상당 금품 강탈
연말시즌 강력범죄 '비상', 주민들 '벌벌'
연말시즌 LA한인타운 일대에서 각종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경찰관 복장을 한 무장강도단이 타운내 고층 럭셔리 아파트에 침입해 입주자를 폭행한후 금품을 강탈해 도주한 사건이 발생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LA경찰국(LAPD)은 지난 28일 오전 2시 40분께 3150 윌셔 불러바드에 위치한 럭셔리 아파트 '나리(Nari)'에서 권총강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검정색 경찰제복을 착용한 남성 3명과 회색 후드 티셔츠를 입은 남성 1명이 아파트 건물에 침입해 2명의 주민을 폭행한 뒤 거액의 현금과 10만달러에 달하는 보석을 빼앗아 달아났다.
20~3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은 범행에 검정색 반자동 권총과 가짜 경찰수신기를 사용했으며, 다행히 총에 맞은 사람은 없었다. 용의자들에게 폭행을 당한 세입자 중 1명은 병원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연방검사인 니마 라흐마니는 “경찰을 사칭하는 것은 주민들로 하여금 경찰을 불신하게 만들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종류의 변장은 피해자가 전혀 대비하지 못하도록 하기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부모를 방문한 로버트 다비스는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건물에 24시간 CCTV와 경비원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사건은 아파트 보안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라며 “한달 렌트비가 4000달러부터 시작하는 고급 아파트에서 강도단이 경찰제복을 입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건물 2층에 있는 한인운영 미장원을 방문한 이경자(66)씨는 “연말에 좀도둑이 많다고 해서 외출을 꺼리는데 집 안에 있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한인타운이 더 살벌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이제 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지난 6월에는 가짜 경찰배지를 착용한 2인조 강도가 애너하임의 한 주택에 침입해 금품을 강탈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LAPD는 구체적인 용의자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용의자 검거에 도움이 될만한 주민들의 제보(877-527-3247)를 기다리고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