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1등 국가의 길
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자본주의란 그 냉정하기가 얼음보다 차고 싸늘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또한 홈리스들에게 몇 푼의 돈을 주는 것은 고된 생활을 연장해주는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어느 철학자의 글도 있다. 청교도들이 황무지의 신대륙을 개척할 무렵은 너무나 헐벗고 굶주렸다. 그래서 연말연시가 되면 특히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고 찾아가 위로하고 법석인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돈을 보면 자유와 신을 믿는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삶의 목표이며 생활의 지침이고 생존의 미덕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도덕을 기초로 한 문명이 아니고 법을 기초로 한 국가다. 넓은 대륙에 각색 인종들이 법의 힘으로 연결된 일종의 ‘인종집단’이다. 미국이 미국다운 것은 이런 약점을 법으로 잘 처리했기 때문으로 보여지는데 빵을 대가 없이 받으려 하지 않는다. 돈에 새겨있듯이 신을 부르는 일도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쁨도 누구에게서 부여 받은 것이 아니고 스스로 쟁취한 투쟁의 소산이다. 이 넓은 국가를 통치 할때 한국처럼 면장, 이장, 반장, 통장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 없어도 모든 서류를 서신으로 처리한 것을 보게 되면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 국가가 원하는 국민’이라는 사실을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다. 기계와 같이 차고 냉정한 인간성에 찬사만 보낼 일도 아니고 값싼 동정에 눈물 보이는 것도 버려야 하고 노땡큐의 정신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싫은 것을 사양할 줄 알면서도 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것이 그렇다. 그럼에도 좌우지간 미국엔 공짜라는 게 없다는 점이다. 있다면 햇빛하고 공기 밖엔 없나 보다. 이 사람들은 기계 같고 차고 냉정하지만 정확한 원리가 있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는 특성이 있다. 한번 실수해도 재기의 기회가 보장된 사회 최저단위의 화폐 페니 한 잎을 아끼는 미국의 국민성. 우리도 이제는 엽전의 사고를 페니의 사고로 바꿔야 대한민국도 지금보다 더 나은 1등국가로 도약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 수원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