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그린란드 탐내자 덴마크 ‘화들짝’
최근 도발적 발언으로 세계 여러 국가들을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AP
트럼프 매입 의사에 반발
덴마크 국방비 15억달러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차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이번 발표에 대해 ‘원래 준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캐나다, 멕시코, 파나마, 덴마크 등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전 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하며 요동치고 있다.
24일 영국 BBC는 “트럼프당선인이 북극에 있는 영토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린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로엘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 장관은 이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이 최소 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롭게 투입되는 자금은 두 척의 새로운 조사선, 두 대의 장거리드론 등 주요 장비 구매와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있는 북극 사령부의 인력 증원 등에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폴센장관은 BBC에 “우리는 수년 동안 북극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지만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한 존재감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운명의 아이러니(irony of fate)”라고 말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졌다. 그는 22일 페이팔 공동 창립자인 켄 하우리를 차기 주 덴마크 미국대사로 발표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서는 미국이 그린란드를소유해 통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23일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논평을 내고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물이 아니며 앞으로도 매물로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오랜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패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늘리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임기 때인 2019년에도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덴마크 정부는 “터무니 없다”고 답하며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뉴욕=윤주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