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소들 “카드 수수료 보면 한숨”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크레딧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인건비· 렌트 등 각종 비용 폭등 속
현금 아닌 카드 사용 갈수록 껑충
“요율 낮춰야” 요구 관련 법안 촉각
남가주에서 레저숍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크레딧카드와 데빗카드 수수료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매출은 신통치 않고 각종 지출은 치솟고 있는데 카드 거래가 늘면서 수수료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A씨는 “2020년만 해도 전체 거래의 65%이던 카드 결제가 지난해는 75%로 뛰면서 수수료로만 1만8000달러를 지출했다"며 "지금은 전체 비용 중 인건비, 렌트비에 이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한인 등 스몰비즈니스들이 크레딧카드 수수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많은 고객들이 현금이 아닌 카드 결제를 선호하면서 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허리가 휠 정도다.
정보분석 기업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해 비즈니스들이 카드 결제 수수료로 지불한 금액은 무려 1720억달러로 전년의 1160억달러 보다 48%나 뛰었다.
한인 업소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와 인건비가 상승한 데다 각종 부대 비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좋을 때와 달리 지금은 카드 수수료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LA 한인타운에서 ‘우국’과 ‘샤부야’ 식당을 운영하는 변용복 사장은 “수수료를 한 푼이라도 줄여보려 카드 프로세싱 업체를 바꿔 보기도 했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한마디로 업체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용실 등 일부 한인업소에서는 크레딧카드 사용시 최저 결제 액수를 정하거나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한 업주는 “일부 고객들이 현금 결제만 유도하냐는 식으로 불만을 표시해 난감할 때도 있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인 등 많은 비즈니스들 사이에서 카드 수수료 요율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현재 연방의회에는 크레딧카드 경쟁법안(The Credit Card Competition Act)이 발의된 상태다. 자산 1000억 달러 이상의 은행이 비자나 마스터카드 뿐만 아니라 다른 제3의카드 결제망 도입을 의무화해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유인하자는 것이 골자다.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크레딧카드 거래의 80%가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아직 불분명하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이 법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최근에는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고 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