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 공감' 한인등 아시안 우클릭 확연
한인 등 아시안의 표심이 갈수록 보수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하는 유권자 모습./AP
'경제· 이민· 성소수자 정책'
민주당에 공감 안 한다 늘어
향후 정치적 트렌드 암시
"바이든과 해리스 행정부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많이 발발하고 있어요.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임 시에는 전쟁이 없었습니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였던 한인 김모씨는 이번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책만으로는 미국이 퇴보하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이민정책과 생명권 존중, 성 소수자 권리 제한 등도 트럼프를 뽑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에서 한인 등 아시안 표심의 변화가 뚜렷하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감소한 반면 보수화는 확연해지고 있다. LA타임스(LAT)도 10일 아시안 유권자들이 사이에서 지난 수 년간 ‘우 클릭’현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디슨 리서치’가 언론 기관들과 함께 실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아시안의 54%는 이번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지지는 39%로 나타났다. 아직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2020년 조 바이든 61% 대 트럼프 34%, 2016년 힐러리 클린턴 65% 대 트럼프 27%와 비교하면 아시안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층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한인 등 아시안들 사이에서 트럼프 주의가 공감대를 넓힌 이유로는 크게 경제와 이민, 성 소수자 정책 등이 꼽힌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경제는 다른 인종 그룹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 됐다. 인플레이션과 개스 가격 등 급등한 물가에 대한 불만은 트럼프의 스캔들과 교육, 헬스케어 등에 대한 공화당과의 오랜 입장 차이를 뛰어넘을 정도로 트럼프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
실제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유권자의 3~12%를 차지한 아시안들은 이들 주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으며 트럼프는 이들 주에서 모두 승리했다.
불법체류자들이 커뮤니티 안전에 위협이 되고 시민권자들을 위한 재원을 갉아먹는다는 공화당의 선거 전략도 아시안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성 소수자 정책을 둘러싼 갈등도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독교인이 많은 한인과 중국계, 가톨릭 신자가 많은 필리핀계 등에게 민주당의 성 소수자 권익 보호 정책은 큰 반감을 불러 일으켰으며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 온 아시안 이민자들에게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어필했다며 이 같은 아시안 유권자들의 동향은 향후 정치적 변화와 트렌드를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