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우승 축하 LA 거리 행사, 약탈·폭력 얼룩
지난 31일 새벽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거리행사가 벌어진 LA 다운타운 지역이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인근 나이키매장에서 한 약탈범이 물건을 훔쳐 나오고 있다. /AP
다운타운 업소 유리창 깨고 침입
거리서 불 지르며 경찰과 대항전도
용의자 12명 체포...버스 완전 소실
지난 30일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자 LA 시민과 다저스 팬들이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포를 터트리며 열광하는 가운데 흥분한 일부 팬들이 업소를 약탈하고 공공기물을 파괴하는가 하면 메트로 버스에 불을 지르면서 큰 난동을 부렸다.
LA경찰국(LAPD)은 이날 다저스 우승을 축하하는 거리 행사에서 일부 시민들이 폭도로 돌변해 약탈과 방화를 저질렀다며 이들 중 1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코파크와 다운타운 지역에서는 한꺼번에 수많은 다저스 팬들과 시민이 몰려 나와 폭죽을 터트리며 축하 파티를 열었지만 자정 즈음부터 일부 시민들이 자제력을 잃은 채 폭도로 돌변했다. 업소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훔치며 도로 한복판에서 불을 지르는 등 폭력이 난무하자 근방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에코파크 애비뉴와 선셋블러버드 교차로에서는 메트로버스가 불에 타 완전히 소실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버스 운전자와 승객 5명은 버스에 불이 붙기 전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타운 라이브에서는 여러 매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약탈 피해를 당했다. LAPD는 판자로 막아 놓은 나이키 매장에 일단의 무리들이 드나들며 물건을 훔쳐 대기하던 차량에 던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또 인근의 브라질 식당 등이 입주한 건물 외벽은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한 낙서로 크게 훼손되기도 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31일 기자 회견에서 "어젯밤의 대부분 축하 행사는 절대적으로 즐겁고 평화로웠다"면서 "우리는 모든 시민이 언제나 안전하도록 폭력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LAPD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