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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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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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한인상의 노상일 전 회장이 최근 미주조선일보LA를 방문해 내년 4월 열릴 WKBC-USA 대회에 대해 소개하고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 애너하임에서 열린 WKBC 대회에 앞서 주요 인사(왼쪽부터 피터 원 KISS그룹 이사, 하기환 WKBC 대회장, 이기철 전 동포청장, 황병구 WKBC 조직위원장, 노상일 WKBC 운영위원장)들이 기자회견을 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세 번째 사진) 지난 5월 둘루스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KBC-USA 조직위원회 발대식. 앞줄 오른쪽이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노상일 회장.       김문호 기자·조선DB 


지난 10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성공 이끈

전 OC한인상공회의소 노상일 회장


이번엔 'WKBC-USA' 중책 또 맡아 동분서주 

미주총연 주최, 내년 4월 17~20일 

조지아주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서 열려

"어렵고 힘들지만 후세에 기억될 유산 만족"


그가 또 뛴다. 지난해 미주 한인 경제계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 해외 첫 세계한상대회(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오렌지카운티(OC)로 유치해 전례없던 길을 내고 많은 실무를 감당하며 성공적으로 치러낸 주인공. 지난해 애너하임에서 열린 제21차 한상대회는 ‘노상일’ 이라는 이름 석자를 아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OC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자격으로 그리고 21차 한인비즈니스대회(WKBC: World Korean Business Convention)  운영본부장의 이름으로 그는 발로 뛰고, 수도 없이 비행기를 타고 날며 온몸을 불살랐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6000여 명의 한상이 참가한 빅 이벤트였다.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그는 어디를 가도 있었다. 로컬 커뮤니티의 크고 작은 모임은 물론이고 타주, 그리고 한국, 일본까지 두루 돌며 ‘한상대회’ 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리고 또 얻어냈다. '21차 한인비즈니스대회가 성공적이었다' 라는 평가를 받는 데에는 그의 그런 헌신이 있었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대회를 잘 마친 후 그가 말했다. “한국과 한인경제를 위해 큰 일을 해낸듯 해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하지만 그 뒤에 숨은 말이 더 있었다. “에휴, 정말 힘들었죠. 이제, 좀 쉬고, 내 사업에도 전념하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비즈니스대회 후 노상일 회장은 3 연임한 1년 임기의 OC한인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개인사업인 물류운송기업 NGL 트랜스포테이션에 전념하는 듯 했다. 회사소유 트럭만 250여대, 3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물류창고까지 운영하는 큰 규모 회사라 사업에 전념하는 것만으로도 여간 바쁘지 않을 터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또 큰 일을 맡아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다. WKBC에 USA가 붙었다. 대회장소가 미국 내로 축소됐다지만 이번에도 결코 만만치 않은 규모다. WKBC-USA의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대회 준비를 위해 벌써 한국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 


“섬세하게 더 많은 일을 챙겨야 할 자리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를 위해 벌써 ‘저만큼은 달려나가 있는 듯’ 했다. 지난주 조선일보LA를 방문한 노상일 회장을 인터뷰했다.


-힘들고 큰 일을 또 맡았습니다. 

“WKBC를 유치하고는 대회를 치르기까지 20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했지요. 한국만 8번을 갔다왔고 일본도 1번 그리고 미국 내 출장은 훨씬 더 많았어요. 사실 힘들었지요. 그래서 이후론 외부 일을 일절 안 할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 이경철) 회장님들이 행사를 기획하시고는 지난 2월에 임명하듯이 새로운 직책을 줬어요.”


-정중히 고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게…, 당장 그 자리에서 '안 합니다' 라고는 못하고 답변을 못 드렸어요. 그래도 계속들 말씀을 하시는데다, 존경하는 미주총연 회장, 선배님들 말씀이라 거역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또 하게 됐습니다.”(웃음)


-벌써 발을 깊이 담그신 것 같은 걸요.

“어쨌든 일을 맡았으니, 또 해야죠. 이번 대회를 위해 이미 한국만 3번 다녀왔어요. 또 10월 전주 한상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 또 갑니다. 애틀랜타에서 대회가 열리는 관계로 동부 출장도 여러 번 다녀왔고요.”


-WKBC-USA는 어떤 대회인가요.

“세계한인비즈니대회를 미국으로 축소해 진행하는 걸로 보면 됩니다. 내년 4월 17~20일 조지아주 둘루스의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립니다. 2년마다 한인들이 많은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입니다.”


-미주대회를 별도로 하게 된 이유가 있는 건지요.

“지난 21차 OC대회를 치른 후 긍정적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대회에 참석한 한국의 소상공인들이 벽으로만 느꼈던 미국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가 많았지요. 미주총연 임원들이 보기에 많은 투자를 해서 구축한 귀중한 자산을 지속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지난 대회에서는 운영본부장이었는데, 이번엔 조직위원장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비즈니스대회에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엑스포 기업전시회, 스타트업 피칭, 벤처캐피털 투자포럼, 정부조달(B to G), 정부 대 정부 사업(G to G) 등의  프로그램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셋업해 주는 게 운영위원장의 역할이라면, 이제는 좀 더 섬세하게 각 프로그램들을 총괄하는 업무입니다.”


-비즈니스대회에 G to G는 새로운 개념인데요.

“한국 지자체 정부와 미국 주정부 상무국이나 경제개발국 직원들이 만나 교류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내년 대회가 열리는 곳이 동남부지역이라 애틀랜타 주위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등 12개 주의 주지사나 상무장관들이 참석을 할 예정입니다. 각 주정부들은 한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합니다. 미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기업들은 주정부 경제개발국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구성은 완성됐는지요.

“기존의 미주총연 조직원들과 이번 대회를 위해 재미과학자협회장, 정부조달사업 전문가, 많은 바이어를 가진 서플라이기업 회장 등 헤드급 위원장들만 20여명이 새로 가세했습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조직과 지인을 활용해 팀을 꾸려 일을 진행합니다.”


-내년 미주대회는 어떤 규모로 치러지나요.

“한국에서 약 300개 정도 그리고 미국 내에서 100개 해서 총 400여 기업이 참가합니다. 400개 부스설치를 계획 중입니다. 대회 예산은 400만달러 입니다. 지난해 OC대회는 한국에서 거의 500개 중소기업, 로컬에서 100개 기업이 참여했지요. 부스는 600개 정도가 차려졌습니다. 지난해 대회는 약 750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됐습니다.”


-400만달러 예산도 만만치 않은데요. 한국 동포청에서도 지원을 하나요.

“미주대회도 동포청이 함께 하기로 했지만 신규 예산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사실, 지난 대회 때도 동포청이 대회조직위원회에 직접 돈을 주지는 않았어요. 대신, 동포청이 지원하는 인력, 프로그램비 등으로 지출한 100만달러가 넘는 돈이 전체 예산으로 편성됐어요.”


-둘루스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가 대회장소인데요.

“전시장 크기가 10만스퀘어피트 정도로 신식이고 예쁘게 잘 지은 건물입니다. 이곳을 전부 다 사용하는 만큼 대회를 치르기에 충분한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3미터 간격으로 전기와 배수시설이 설치돼 있어 선만 연결하면 요리도 가능해 K-푸드 회사들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대회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OC 애너하임 컨벤션센터가 훨씬 컸죠. 참가기업도 많았고요. 그런데, 애너하임센터는 레귤레이션이 엄격해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바닥이 카펫이라 무거운 장비들을 옮길 때 합판을 깔아야 하는 등 비용이 배로 들었지요. 하지만,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는 바닥이 시멘트라 그런 불편이 없고, 상대적으로 사용규정도 까다롭지 않아요.”


-비즈니스대회에서 요리도 하고 시식 및 판매도 한다고요.

“사실 지난해에는 기술기업 위주로 참가기업들을 찾았어요. 물론 K-푸드나 뷰티 기업들도 참여는 했지만요. 그런데, 기술기업들보다 푸드나 뷰티기업들이 훨씬 빨리 좋은 결과들을 냈어요. 아무래도 기술기업들은 검증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으니…”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 지난 대회 주요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여러 사례가 있고, 지금도 결과가 나오고 있어요. 그중 라면기계 만드는 회사, 아웃도어 회사는 처음 대회에 나왔다가 총판권 계약과 함께 대리점까지 만드는 성과를 냈어요. 또, 공기청정기 회사는 가져온 물건을 다 팔았고,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해 나온 재래시장 만두집은 무역이 터져 한 컨테이너 수출을 하고, 또 미국에 공장부지를 찾고 있어요. ”

-정말 다양하네요. 

“이거 말고도 많습니다. 속초인가 삼척인가, 거기서 버리는 생선의 머리와 꽁지를 활용해 팻푸드를 만드는 회사가 참가를 했어요. 그런데, 대회를 참관한 어떤 분이 직접 사지는 않고 이 회사를 아는 곳에 소개시켜 줘서 동남아로 수출길을 텄어요. 그 한 번 수출액이 1년치 매출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결국, 그런 이야기들이 이번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로 연결된 거네요.

“그렇습니다. 지속적인 무역의 장을 만들어 주자는 의견이 형성된 거지요. 한인 동포기업인들의 도움에 한국 중소기업인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 보고 미주총연 회장들도 크게 고무됐지요. 대회를 한 번 하고 사장시키면 너무 아깝다. 지속적으로 주류사회에 홍보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커진 것이죠.”


-지난 애너하임 대회처럼 이번 미주대회도 매뉴얼이 없는 첫 대회입니다. 

“지난 번에도 ‘맨땅에 헤딩한다’는 심정으로 부딪치며 길을 내면서 일을 했어요. 이번에도 뭐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지난 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마쳤을 때 누군가 ‘대회 치를 돈이 있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미안했지만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여기 있는 어느 분도 돈 가지고 사업 시작한 분은 없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다. 하다 보니까 다들 훌륭하게 성공하지 않았나. 우리도 돈을 만드는 사업을 하면 된다’고요.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자체를 하나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거죠. ”


-내년 4월이면 이제 대회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7개월 정도…, 대회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회 준비에 더 열중하게 될 터인데, 회사 일 돌보는데 어려움을 없을까요.

“그러게요. 직원들한테 쫓겨나게 생겼어요.(웃음) 고맙죠, 뭐. 저 없이도 회사를 잘 운영해 주시니까요.”


-그만큼 회사를 잘 조직해 두셨다는 것이기도 하겠죠. 

“아무래도 이제는 시스템이 돌아가니까요.”


-회사 매출규모가 1억불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2022년에 8000만달러 초반을 찍었지만 이후 전반적으로 물류경기가 나빠졌어요. 팬데믹 때 마스크, 세정제 등 기존에 없던 물량이 확 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가 엔데믹이 된 2023년 중반부터 스톱된 여파이지요. 업계에서는 심한 경우 40~50%까지 매출 하락을 겪었다고 해요. 그래도 우리는 20% 정도로 선방했고,  이제는 거기서 10% 정도 회복한 상황입니다.” 


-대회 준비로 출장이 많은데요, 어떻게 움직이나요.

“한국에 가면 전국을 샅샅이 훑으며 돌아다녀요. 지난 대회 때는 새벽 조찬부터 만찬 후 뒤풀이까지 하루 7~8개 일정을 소화했지요. 지자체장도 만나고 개별 기업부터 다양한 연합체 및 단체들 장을 만나 대회를 알리고 투자 및 참가를 요청합니다. 이번에는 조직위의 여러 사람들이 조를 짜서 움직이기에 그래도 스케줄이 하루 네다섯개로 얌전한 편입니다”


-힘든 일을 또 하는 만큼 나름대로 기대하는 바도 있을 텐데요.

“비즈니스대회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미주 상공인들을 돕고 또, 한국 중소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한 도구인 거죠.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잘 됐으면 해요. 한국 중소기업들이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 되는 길이고, 뭐 이게 우리 후세들에게 미주 이민역사가 150년, 200년이 됐을 때 ‘이민 선조들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런 사업도 벌렸구나. 애국하는 마음으로 그런 노력을 했구나’ 라고 남겨진다면 좋은 유산이 되지 않겠어요."


김문호 기자 


노상일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애리조나에 물류운송업체 ‘NGL(New Global Leader) 트랜스포테이션’을 창업했다.  한양대 보험경영학과, 애리조나 썬더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후 애리조나의 한 수출기업에서 운송업무를 경험한 것이 창업과 성공의 기회가 됐다. 현재, LA카운티 가디나를 비롯해 텍사스, 휴스턴, 조지아, 리버사이드, 서울에 지사를 두고 있다. NGL 본사는 여전히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다. 220여 명의 직원과 300여대의 트럭(지입트럭 50대 포함), 40만 에이커의 야드와 30만 스퀘어피트의 물류창고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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