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인생의 종착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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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칼럼] 인생의 종착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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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삶의 마지막을 그려낸 영화의 제목이 ‘마지막 정거장’입니다. 16년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하고 48년 동안 그의 작품을 필사하며 살아온 아내 소피아와 재산처리 문제로 톨스토이는 갈등을 겪습니다. 톨스토이는 청빈과 순결이라는 기독교 정신을 따라 부를 나누어 주려고 했지만 평생을 부족한 것 없이 우아하게 살아온 귀족의 딸인 소피아의 생각은 달랐던 것입니다. 이에 톨스토이는 82세의 쇠약해진 몸을 끌고 자신의 뜻을 알아주는 막내 딸 샤샤와 함께 가출한지 얼마 안 되어 작은 기차역 아스타포보 역장 관사에서 마지막을 맞습니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종착역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터미널에 서 있다는 것을 종종 잊고 삽니다. 이것은 4단계 암진단을 받은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기치 않은 때와 장소에서 우리는 마지막 정거장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삶의 궁극적인 답은 내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삶의 마지막 정거장이 우리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쉽게 동의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나이 30에 세 번 재발한 암을 앓는 제인 '나잇버드'라는 여성이 자신의 고백을 담은 자작곡, “It’s okay!”를 <아메리카의 갓 탤런트>에서 불렀습니다. 사연을 듣고 걱정하던 심사위원들이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골든 부저를 선사했습니다. 그녀는 감격해서 무대에 엎드렸습니다.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그녀는 이 해가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무대에 섰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생존율은 2% 였습니다. 그녀의 짧은 노래에서 It's OK! 와 It's all right!이 반복했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남의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래를 자신을 위해 불렀습니다. 자신의 형편과 처지를 그대로 드러낸 노래였습니다. 2%의 생존 가능성을 사망 가능성 98%와 바꾸려는 희망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그녀가 하나님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이 ‘괜찮아’ 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하나님께서 ‘괜찮아’ 하는 음성을 들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 보였습니다. 내가 ‘오케이’라고 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오케이’라고 하시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참 눈물겨웠습니다. 행복이 내일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오늘 행복하게 살기로 작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케이’며 ‘괜찮아’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녀가 최근에 올린 글입니다. “나는 때때로 내가 죽어서 하나님을 만날 때, 하나님께서 내가 그 분을 실망시키셨다고 말씀하시지 않을까, 또는 그 분을 화나게 하거나 실망시켰다고 말씀하실까 두렵습니다. 아마도 그분은 내가 그 가르침을 전혀 배우지 못했다거나, 내가 충분히 감사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확실히 아는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그는 나를 모른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인생의 터미널에서 하나님을 바라본 것입니다.

   

마지막 정거장에 서있다는 것이 서럽거나 원망스럽다고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차가 산을 돌아 정거장으로 향해 오고 있는 것을 그녀는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 어거스틴의 기도로 제인 '나잇버드'와 터미널에 서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기도합니다.


“우리 생명의 하나님/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이 어깨를 짓누르고/ 길이 삭막하고 끝이 없어 보이며/ 하늘은 잿빛이고 위협적이고/ 우리 삶에 음악이 없고/ 우리 마음이 외롭고/ 우리 영혼이 용기를 잃는 날들에는 빛으로 길을 넘치게 하시어/ 약속으로 가득 찬 하늘로 눈길을 돌리게 하시며/ 우리의 마음을 용감한 음악에 맞추게 하시어/ 모든 시대의 영웅들과 성인들과 동지애를 느끼게 하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영을 살아나게 하시어/ 생명의 길에서 우리와 함께 떠나는 모든 영혼들에게/ 당신의 존엄과 영광을 위하여 격려할 수 있게 하소서/ 성만찬과 십자가의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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