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 3주째 반박 없어… 공정한 판단 기대"
토런스 웨스트고교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들 사진. 왼쪽부터 김모, 강모, Chun모, 여모, 김모씨. /미씨 USA
피해자,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
"가족 외 사람과 관계 어려움"
LA판 '더 글로리' 사건, 경찰에 신고
28년 전 사건, 형사기소 가능 여부 관심
약 28년 전 토런스 웨스트 고등학교(West High School)에서 다른 한인여학생 5명에게 심각한 학내폭력(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인여성의 글이 한달 가까이 미씨USA 사이트(이하 미씨)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일 현재까지 이 토픽에 대한 원글은 500개가 넘으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최근 남편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다고 미씨를 통해 밝혔다. 미씨에는 이 여성을 두둔하고 적극 대응을 주문하는 글이 대부분이며, 사건이 발생한지 28년이 지난 지금 케이스가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지, 민사소송은 가능한지 여부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해자라고 나선 여성은 가해자로 지목한 여성 5명의 신상정보를 미씨USA에 올렸으며, 이들에 대한 개인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가해자 중 일부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대응을 고려중이라고 가해자측 한 지인은 전했다.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A씨는 다른 여학생 1 명과 함께 1996년 당시 고교졸업반 여자선배 5명에게 납치, 감금, 폭행, 협박을 당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씨가 지목한 가해자는 모두 1978년생으로 김모(부동산 에이전트), 강모(한국거주 추정), Chun모(전 부동산 에이전트), 여모(약사), 김모(교사)씨다.
A씨는 15일 본지와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남편이 없었다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수사가능 여부와 관련, 경찰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이 가해자 측근의 말을 보도한 내용을 보고 매우 불편하게 느꼈다”며 “가해자 측 주장을 직접 들은 것도 아닌데 추측성 보도를 믿는 사람들이 있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게시물을 올린지 3주가 지났는데도 가해자 중 아무도 직접 반박하지 않고 있다”며 “왜 반박하지 않는지 공정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A씨는 “왜 일찍 학폭피해를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A씨는 “사건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으나 최근 가해자 중 한명과 마주쳤을때 그 사람의 눈빛이 졸업파티 당시 나를 바라보던 눈빛과 너무 똑같았다”며 “순간적으로 당시의 공포와 기억이 마치 쓰나미처럼 몰려왔고, 최근에는 자살 시도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신체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어딘가에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가족 외 사람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A씨는 가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가 담긴 동영상을 요구했다.
미씨USA의 한 게시글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5명은 A씨와 다른 여학생 1명을 차로 납치해 한 타운하우스 차고에 감금한 뒤 4시간 동안 테니스 라켓 등으로 폭행을 가했으며, 폭언과 폭행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름을 밝힐 경우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입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그 땐 학폭이라는 개념도 없었던 탓에 신고할 경우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
이번 사건은 ‘LA판 더 글로리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12월 30일부터 한국에서 방영된 인기드라마 ‘더 글로리(2022)’와 유사한 상황이다. 더 글로리는 학폭으로 고통받은 학생의 복수를 테마로 한 드라마로 방영당시 엄청한 화제를 일으켰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