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손자 바보 할미의 기도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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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칼럼] 손자 바보 할미의 기도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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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옥 (시인, 수필가, 나성영락교회 권사)

  

노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분들을 성경에서 찾아본다. 대표적으로 아브라함은 75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여 믿음의 조상이 된다. 모세는 80세에 소명을 받고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시킨다. 여호수아, 갈렙, 그 외에 많은 사람이 노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놀라운 일들을 해낸다.

   성경에 기록된 사람들만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장수 시대에 우리 어른들도 믿음과 용기로 노년에도 의미 있고 하나님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성경의 믿음의 선진들은 특별하게 공부를 많이 했거나, 특별한 달란트가 있어서 더욱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쓰임 받은 것이 아니다. 연약하고 부족한 자들이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과 풍성함을 공급받아 하나님의 일을 했던 것을 본다.

   50년대 60년대 혹은 그 이전에 태어난 기성세대는 물질적으로는 어려운 세대였다. 한국전쟁 후 극심한 빈곤과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노동하고 기도한 세대다. 어려웠던 시기에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희망과 위로와 은혜의 삶을 체험하며 살아왔다. 기도를 통해 개인적으로 기적적인 체험도 많이 하였으며, 금요 철야기도, 새벽 기도를 통하여 교회 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나라를 위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뜨겁게 기도한 세대다.

   지금은 두고 온 조국 한국이나 현재 우리의 삶의 터전인 미국이나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풍요와 자유를 누린다. 나 또한 하나님의 사랑하는 딸이라는 감격이 있고 난 뒤 내 삶을 주관하시고 사랑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로 살고 있다. 일생 동안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드릴까를 늘 생각하곤 한다.

   또한 우리의 다음 세대를 생각해 본다. 풍요와 자유 속에 세상은 영적으로 하나님의 뜻과는 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파리에서 열렸던 올림픽 개막식 장면은 세계적인 성문화의 현주소를 알게 해 주었고, 기독교의 핵심이자 구원의 상징인 예수님의 피를 조롱하는 패러디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주셨다. 10월이면 3살이 되는 손자가 있다. 매주 월요일은 손자를 만나러 아들네 집에 간다. 주일 오후부터 마켓에 들려 간단히 장을 보며 우리 부부는 들떠있다. 가족 단체 방에 올려진 손자 사진을 수시로 보며 바보처럼 히죽히죽 웃는다. 손주 자랑은 돈 내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돈이라도 내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손자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찬송을 따라 흥얼거리면 구름 속에 숨은 해님도 우리의 들뜬 맘을 아는지 따라오고 프리웨이 담장에 담쟁이 잎사귀가 손 흔들어 주는 듯하다. 창문에서 턱을 괴고 할아비, 할미를 기다리던 손자가 두 팔을 벌리고 뛰어와 안긴다. 순간, 하나님이 주신 행복에 겨워 감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이 귀한 생명을 주신 하나님 은혜를 감사한다.

  하지만 이 손자가 살아야 할 세상을 생각하면 기도가 절로 나온다. 지금도 어려운 시대인데 더 어려워진다면….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여 기도를 하게 된다. 손자를 만나며 다음 세대를 향한 기도가 더욱 간절해지는 탓이다. 손자 바보 할미가 사랑하는 손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기도임을 깨닫는다. 손자를 생각하며 미소 짓다 정신을 차리며 할미의 기도 사명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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