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우호 상징 '거북선 모형'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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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우호 상징 '거북선 모형'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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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가 올림픽기 전시를 이유로 시청 복도에서 철거한 거북선 모형(오른쪽)과 일본 신사. /NBC News


LA시청에서 컨벤션센터 창고로 옮겨

자매도시 부산이 1982년 LA시에 기증

"인종차별적 처사" 한인들 분개

일본 나고야가 기증한 신사도 철거


LA시가 시의회의 동의를 얻어 40여년 간 LA시청에 전시돼 온 ‘거북선 모형’을 철거한 후 LA컨벤션센터로 옮겨 한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거북선 모형은 LA의 자매도시 부산이 1982년 당시 톰 브래들리 LA시장에게 기증한 것으로 무려 42년동안 시청 3층 시장실 앞 복도에 전시돼 한미우호를 상징하는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4일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의장을 지낸 스캇 서 ‘거북선철거원상복구추진위원회(이하 거북선위원회)’ 위원장에 따르면 캐런 배스 LA시장은 2028년 LA하계올림픽 홍보를 목적으로 올림픽기를 전시하기 위해 최근 거북선 모형과 일본 나고야시가 1959년 기증한 포터블 신사 미코시(Mikoshi)를 철거한 후 컨벤션센터 창고로 옮겼다. LA시는 조만간 거북선과 미코시를 컨벤션센터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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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위원장은 이날 “올림픽기를 거북선 모형 옆에 설치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스 시장이 커뮤니티와 상의도 없이 액션을 취했다”며 “한국의 외교관 역할을 해온 거북선을 치워버린 것은 인종차별적 처사”라고 분개했다. 이어 “흑인 커뮤니티가 기증한 물품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철거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자랑이며 한국인의 긍지*우수함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철거한 조치는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커뮤니티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NBC4 뉴스 보도에 따르면 리틀도쿄 비즈니스협회 소속인 엘렌 엔도는 “지난 수십년간 자매도시들은 방문객과 선물을 교환하며 우의를 다져왔다”며 “기증품이 계속 다른 장소로 옮겨지며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LA시가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철거조치를 취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번 철거조치와 관련, LA 시의원 중 1명은 거북선과 미코시를 원래 있던 시청 3층 복도로 원상복구할 것을 요청하는 모션을 조만간 시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거북선위원회는 일본 및 흑인 커뮤니티, 전 LA시의원 등과 함께 오는 7일 오전 11시 LA다운타운 주님의 사랑교회에서 LA시의 거북선·미코시 철거를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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