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파리올림픽 개막식 유감(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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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파리올림픽 개막식 유감(遺憾)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파리올림픽이 시작했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고 모국의 국기를 흔들며 열열히 응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축제다.

 

대한민국은 비교적 작은 나라지만 메달 숫자로 따지면 보통 '톱10' 에 낀다. 올림픽이 시작한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고, 펜싱과 양궁, 소총 선수들의 선전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초반부터 메달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참고로 지난 일요일(28일), 태극낭자들이 양궁 단체전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땄고, 이 성과는 올림픽 단체전 10회 연속 우승이란 대업이었다. 4강에서 네덜란드와의 접전 때 위기가 있었으나 안정감을 되찾아 승리했고, 결국 금메달을 땄다. 이런 스릴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게 된다. 


그런데 개막식을 보았는가? 보통 개막식과 폐막식은 주최 도시나 국가의 조직위원회가 제작을 담당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로듀서, 안무가, 기술 전문가 등이 프로그램을 짠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개·폐막식 총책임자는 토마스 졸리(Thomas Jolly)다. 그는 유대인이자 동성연애자고, 파트너의 이름도 토마스이기에 '토마스 제곱'(Thomas Squared)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그런지 LGBTQ+의 일원이나 지원자가 아닌 대다수의 시청자는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쇼크(shock)를 받았을 것이다. 마리 앙투아넷의 절두된 머리를 보고도 놀랐겠지만 가장 큰 논란과 비판을 불러일으킨 것은 최후의 만찬 풍자(parody)였다. 시청자는 비춰진 장면이 다빈치의 명작 최후의 만찬과 흡사함을 금방 알아차릴수 있었다. 하지만 연출된 내용은 간단히 말해 LGBTQ+ 드래그쇼(drag show, 여장남자쇼)였다. 그래서 비판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리올림픽 주최 측은 그저 시대에 맞게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강조하기 위해 제작한 한 장면이라고, 또 고대 그리스신들(gods)의 환락적 잔치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명이다.


자, 그렇다면 프랑스 올림픽 책임자들과 디렉터 토마스 졸리가 비판과 부정적 반응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아니다. 이런 대규모의 행사나 이벤트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모든 순서를 하나 하나 점검하기에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준비했을 것이다.


또, 개막식에 기술적 문제가 없도록 여러 번 리헐설을 했을 것이고, 그런 연습과정을 올림픽 준비위원들이 직접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철저히 준비한, 사전에 검증과 허락과 승인을 받은,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치밀히 계획된 프로덕션이다.


앞서 언급했 듯이 총책임자 토마스 졸리는 유대인 동성애자다. 그의 배경을 살펴보면 어렸을 때 왕따와 학폭을 당했다고 한다. 필자는 연출가의 이 점이 마음에 걸린다. 만약 그가 받은 마음의 상처가 매우 크고 깊었다면,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을 조롱하고 폭력을 가한 자들에게 평생 하고 싶던 말과 메시지를 과감히, 생생히 전하기로 마음 먹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토마스 졸리나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 결정권자들이 유대교와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면, 즉 유대인이나 기독교인으로부터 정죄, 비하, 회피, 폭력을 당해 깊은 상처를 받았다면, LGBTQ+ 보편화 및 정상화, 커밍-아웃, 그리고 신성모독까지를 자신들의 “역사적 임무”로 여겼을 수 있다. 



절대 토마스 졸리와 올림픽 주체 측의 오범과 책임을 묵살하자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왕따와 학폭과 놀림과 비하와 무시를 당하면 과격한 행동을 취하는 'sociopath'(반사회적 이상 성격자)가 됨을 이제는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죄는 지적하고 정죄하되 '죄를 짓는자'를 무례히 대하지 않는 접근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 파리올림픽 최후의 만찬 패러디는 기독교를 모독한 무례한 짓이었다. 이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토마스 졸리와 그를 지지하는 자들이 원했을 충격효과(shock-effect)는 충분히 이루어졌다. 올림픽의 세계적 무대를 감안할 때, 이번 개막식은 큰 실패요, 불란서의 역대 망신거리 중 하나다. 그러니 8월 11일의 폐막식만큼은 쿠베르탱의 정신, '시티우스, 알티우스, 포티우스'(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란 올림픽 좌우명에 걸맞은 연출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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