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비즈니스 허용에 '찬성'과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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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비즈니스 허용에 '찬성'과 '우려' 교차

웹마스터

홀리 미첼(2지구)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인스타그램.


LA카운티 'MEHKO' 허용…11월 시행

한인상의 "고무적…책임보험 연구 필요"  

요식업계 "세금내는 영세업주 허리휜다" 


LA카운티가 ‘집밥(집에서 만든 음식)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최소규모 식당 비즈니스인 ‘홈 키친’에 대한 운영규정을 대폭 완화하면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지난 21일 ‘마이크로엔터프라이즈 홈키친 운영(MEHKO)’을 허용하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MEHKO는 개인주택에서 운영되는 일종의 식품시설로, 거주자는 미니 레스토랑과 유사하게 주법에서 허용된 방식으로 식품을 보관, 취급, 조리해 판매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도입된 해당 법안은 상업용 식품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이미 비공식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수 만명의 가주민들을 위해 안전하고 규제된 소규모 기업운영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가정에서 조리된 식품을 판매함으로써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도 포함됐다.


김봉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인동포 중 홈키친을 온라인 비즈니스로 운영, 웹사이트와 앱을 개발한 오너를 봤다”며 “한인타운 내 식당 경기가 불황을 겪으면서 이번 계기로 ‘홈메이드’ 비즈니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책임보험(Liability Insurance)에 대해 조금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한인타운에 거주하며 두 자녀를 둔 전업주부 최정아(48)씨는 “남편 수입으로 두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버거워 예전부터 집에서 반찬, 도시락 등을 만들어 자녀를 둔 한인 어머니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을 꿈꿔 왔다”며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혼밥(혼자 먹는 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밀키트 등 젊은 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건강식단이 각광받고 있어 MEHKO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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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인 쿡앨리언스(COOK Allianc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주 노점상 및 홈키친 운영자의 84%가 여성이고 48%가 흑인 및 라틴계다. 힐다 솔리스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MEHKO는 여성과 이민자,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상당한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며 사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서류미비 거주자들을 위한 중요한 경제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식업계에서는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남가주한인외식업협회(KAFIA) 김용호 회장은 “홈키친 운영을 위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등록비도 지불하겠지만 정기적으로 보건당국의 위생점검 단속을 받지 않고 얼마나 위생적일지 의문”이라며 “소규모 비즈니스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정책이라지만 정작 한인타운 내 소규모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비싼 렌트비와 직원상해보험, 각종 세금을 내고도 장사가 안돼 허리가 휜다며 영향받을 식당업주들을 생각하면 해당 법안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은행 등을 돌아다니며 비공식적으로 홈키친 선전을 하는 한인들을 종종 봤다”며 “한식 위주로 집밥을 선보일텐데 ‘한식 세계화’ 속 한식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LA카운티는 해당 사업자들에게 라이선스 신청비 597달러, 연간 보건등록비로 347달러를 부과하며 연간 매출 10만달러, 하루 30인분 또는 주간 90인분으로 판매량을 제한한다. 단, 적격 MEHKO 지원자 1000명에 한해 신청 수수료가 면제된다.


해당 조례안은 오는 11월부터 발효되며, LA카운티 보건국의 MEHKO 관리 하에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라이선스 단속에 나선다. 


MEHKO 운영요건은 ▲공중보건 허가 신청 ▲정규직 직원(가족 또는 가족 구성원 제외)은 1인 이하로 제한 공인식품보호관리자(Certified Food Protection Manager) 자격증 취득 식품 취급자 카드인증서(Food Handler Card Certificate) 취득 ▲식품은 만들어지는 당일에 준비, 조리해 제공하거나 배달해야 한다.


금지사항으로는 ▲식품을 다른 식품 시설에 재판매 ▲가주 보건안전법(114367.5절)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버잇츠(Uber Eats)나 포스트메이트(Postmates), 도어대시(DoorDash) 등 타사 배달앱 사용 ▲케이터링 운영 ▲동일한 거주지에서 코티지 푸드(Cottage Food) 시설 운영 ▲가주 주류통제국(ABC) 프로그램의 허가 없이 알코올 또는 알코올이 함유된 식품 제공 등이 제한된다.


자세한 내용은 LA카운티 웹사이트(https://bit.ly/mehko-lacounty) 또는 전화 (626) 430-5156)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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