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선택은 학생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남들보다 잘 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MIT 캠퍼스. /MIT

대학 전공 선택은 어떻게 

많은 대학들, '전공 미정'으로 입학 허가

1~2학년은 관심분야 탐험하는 기간

일부 고등학생들은 대학에 지원하는 시기에 전공과 미래의 직업을 결정한다. 그러나 원서를 넣는 시점에도 명확하게 전공을 정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많은 대학들은 학생들이 ‘전공 미정’(undecided)으로 지원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허락한다. 그러나 전공 미정으로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2학년 봄학기까지는 전공을 정해야 한다. 학생들은 첫 2년간 대학에서 지적 호기심을 탐험할 기회를 갖게 된다. 비록 당장 자신이 원하는 전공이 무엇인지 안다고 하더라도 대학에 다니는 동안 얼마든지 마음이 바뀔 수 있다. 다양한 전공과 직업을 탐험하면서 어떤 전공이 나에게 맞을지 결정하기 전 어떤 질문을 나에게 던져야 할까? 

◇나의 강점과 열정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할 뿐만 아니라 남들보다 잘 하는 분야가 있다면 전공으로서 가장 적합하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잘 하지 못하면  아주 애매하다. 그러므로 이 점을 생각하라. 고등학교에서 내가 남들보다 잘한 과목은 무엇인가? 내가 배우면서 항상 즐겁고 가슴이 뛰는 수업이나 과외활동이 있었는가? 그것들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연결되는 전공은 대학에서 어떤 것이 있는가? 

예를 들어 내가 역사와 영어 수업을 좋아한다고 가정해 보자. 동시에 디베이트팀과 모의 재판(mock trial) 클럽 같은 활동을 특히 즐긴다고 해 보자. 이 경우 나는 법학이나 정치학 전공에 관심있을 확률이 꽤 높다. 또는 손으로 무언가 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좋아하거나 피직스 수업을 남들보다 잘 한다면 엔지니어링 전공을 고려할지도 모른다.

◇어떤 분야에 경험을 가지고 있나 

전공 선택은 내가 지금까지 해온 학업과 과외활동의 통합이 돼야 한다. 

대학 입시를 위한 에세이를 쓸 때 ‘왜 이 전공을 선택했나’ 라는 질문에 대해 글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내가 이 전공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뒷받침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대학 안에도 여러 단과대(칼리지)가 있다. 대학 안에서 엔지니어링 스쿨 같은 특정 칼리지에 지원한다면 특히 이 점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려는 지원자가 고등학교의 수학 및 과학 수업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관련된 과외활동으로 무엇을 추구해왔는지 대학은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다. 대학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 지원자가 대학에 와서 전공 프로그램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보기 위해서다. 또한 실제로 전공을 즐길 만큼 충분한 경험을 했는지 확인하기 기 위해서다. 

◇직업 목표는 무엇인가 

일부 학생들은 직업 목표를 갖고 있지만 어떤 전공을 해야 그 직업에 도달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이 경우 리서치를 해야 한다. 내가 관심있는 직업 분야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이 무엇인지, 대학에서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학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한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사(MD)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메디컬 스쿨에 진학해야 한다. 메디컬 스쿨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피직스, 유기화학 등 선수 과목에 해당되는 수업들을 이수해야 한다. 이들 필수 과목 때문에 메디컬 스쿨 지망생들은 많은 경우 STEM 분야를 전공한다. 하지만 사실상 정해진 전공은 없다. 

◇투자 대비 수익(ROI)는 어떻게 될까 

현실적으로 일부 전공은 졸업 후 고소득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많은 전공분야는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교육학을 전공한 초등학교 교사는 파이낸스를 전공한 월스트리트의 재정 분석가보다 적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내가 가장 열정을 가진 전공을 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대학 졸업 후 투자 대비 수익(ROI)이 어떻게 될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이것은 많은 금액의 학생융자를 받아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 융자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졸업 후 융자 금액과 이자를 더해 상환하도록 한다. 

이 말은 졸업 후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 때 기본적인 생활비 뿐만 아니라 학생융자 상환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어떤 전공과 직업을 가져야 이것이 가능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특정 전공의 입시 경쟁은 얼마나 치열한가 

모든 대학은 특정 전공과 프로그램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유독 강한 전공들이 그렇지 않은 전공보다 입시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어떤 경우 학생들은 특정 대학에 합격하기는 하지만 원하는 전공이 아니라 차선 전공으로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원하는 전공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UC버클리의 엔지니어링이나 컴퓨터 사이언스, 비즈니스 전공 등이 특히 이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입시 경쟁이 유난히 치열한 전공을 원한다면 고등학교에서 강도 높은 수업들을 들으면서 최상의 결과를 냈는지, 그리고 관련 경험을 쌓아서 합격 가능성을 높였는지 고려해야 한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