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과잉진압'… LAPD 상대로 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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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과잉진압'… LAPD 상대로 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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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양용씨. /유가족 제공



대입컨설팅업체 양민 대표 쌍둥이 아들

유가족 "총 쏠 이유 없었다. 부당한 죽음"

총영사관·한인회, 철저한 조사 촉구 


지난 2일 정신질환을 앓아온 한인남성 양용(40)씨가 부모가 거주해온 타운 아파트 유닛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본지 3일자 A1면 보도)과 관련, 유가족이 경찰의 ‘과잉진압’ 을 주장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LA경찰국(LAPD) 브루스 보리한 공보관(PIO)은 "2일 오전 11시께 올림픽경찰서 경관들이 신고를 받고 400블록 그래머시 플레이스에 위치한 아파트에 출동했다”며 “경관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을 때 칼로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했고, 곧바로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LA소방국(LAFD) 대원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했으나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씨의 가족들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해 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무고하게 희생된 아들은 완벽한 피해자”라며 “처음부터 ’용의자(범죄자)’라는 부적절한 용어를 남발한 LAPD를 상대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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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의 아버지 양민(대입 컨설팅업체 대표)씨는 5일 본지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조울증을 앓아온 아들은 전날 밤 잠을 자지 못하고 상태가 좋지 않아 LA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해 달라는 ‘5150’(정신질환자를 비자발적으로 입원시킬 수 있는 캘리포니아주 규정) 지원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병원 이송을 원치 않았던 아들을 통제하기 위해 DMH 직원들이 경찰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아파트에 들어간 경관은 7명”이라며 “저항했더라도 거실에 혼자 있던 아들을 제압하지 못하고 수차례 총격을 가해 죽인 것이 정당한 것이냐”며 비통해했다. 경찰의 요청에 따라 아파트 건물 밖에서 대기중이었던 양씨는 “경찰이 아파트 안으로 진입하자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친 아들의 목소리가 생전 마지막이었다”며 “금방 조용해졌고 바로 ‘탕탕탕’ 총성이 난 후 무려 한 시간 동안 아파트 밖으로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총격 사건에 대해 즉시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급대원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아파트 출입이 허용되지 않자 상황 파악이 필요했던 양씨는 “경찰에게 수차례 물어봤지만 아무도 정보를 주지 않았다”며 “총소리가 난지 두 시간 정도 지난 오후 1시께 애런 폰세 올림픽 경찰서장이 ‘아들의 죽음에 대해 유감이다(Sorry for your Loss)’ 라는 충격적인 한 마디를 건넨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양씨는 “아들이 칼을 쥐고 있었다는 것도 경찰이 아닌 뉴스를 통해 전해들었다”며 “하지만 집 안에서 없어진 칼은 없다. 경찰이 아들이 저항했다는 프레임으로 총격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격이 발생한 아파트는 양민씨의 거주지로 확인됐다. 


사망한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양씨는 “검시국 밴으로 시신을 옮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경찰의 말에 하염없이 기다렸다”며 “하지만 아들이 사망한지 7시간이 지난 후 조사를 받기위해 경찰서에 간 사이 시신을 싣고 떠나버렸다”고 애통해했다. 


양씨는 “LAPD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나 심지어 살해된 이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왜 구급대원이 아들을 살리려고 하지 않았는지, 왜 치명적인 무력이 필요했는지, 검시국이 시신을 정확히 언제 가지고 갔는지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양씨는 아들이 사망한지 닷새 째인 오늘 LA카운티 검시국을 방문해 시신을 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A총영사관은 양씨의 죽음에 대해 LAPD에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LA한인회는 "경관들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총격을 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LAPD에 총격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당 경관들의 보디캠 공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양씨는 1984년 가족을 따라 이민와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타운 인근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거주해온 양씨는 뮤지션 인스티튜트(MI) 칼리지 학생이었으며, 피아노와 기타를 치고 노래를 즐겨 부르던 아티스트였다. 양씨의 쌍둥이 형인 양인씨는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변호사 비용 마련을 위한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http://gofund.me/f03ee1b7)를 개설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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