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시니어 “느닷없는 필기시험, 나이 차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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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 “느닷없는 필기시험, 나이 차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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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시니어들의 운전면허 갱신을 둘러싸고 나이에 따른 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차량등록국 오피스. /KCRA TV 화면 캡처 




 가주 70세 이상 운전면허갱신 '험난'  

 DMV 직접방문 필기시험 통과 필수  

“난이도 상향, 패턴 변화”한인 탈락급증 

“안전 생각한다면 실기 시험만” 의견도

 

“요즘 일흔 살이면 예전의 50대 중반 정도의 나이인데 운전면허증에 있어서는 완전히 노인 취급을 받으니 서글프기도 하고 부당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인을 비롯 70세 이상 시니어들 사이에서 운전면허증 갱신을 둘러싸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70세 이상은 운전면허 갱신시 대면 필기시험 통과라는 ‘특별한 조건’이 달리는 데 이는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시니어들의 경제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고령화 시대 상황에 맞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차량등록국(DMV)의 특별 사항이 없는 경우 70세 이후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직접 DMV 오피스에 가서 필기 시험을 치르고 시력검사도 받아야 한다. 물론 최근 변경된 법규로 인해 80세 미만은 온라인으로 필기 시험을 볼 수는 있지만 시력 검사는 반드시 DMV 오피스를 방문해야 한다. 


이 같은 ‘면허 갱신 조건’에 대한 시니어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시니어들의 운전면허 갱신을 도와주는 한 변호사는 “헬스케어와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차량은 더 안전해졌으며,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과 운전 기간이 모두 늘었다”며 “이런 조항 적용 자체가 아마도 40~5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70세는 아주 고령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상태나 경제활동 등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노인 중 상당수가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70대 초반 김 모씨도 “단순히 DMV를 방문하는 것이  귀찮아서가 아니라 DMV가 시니어를 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의 시스템과 필기시험은 나이에 따른 차별에 다름 아니다”라며 “진짜 안전을 생각한다면 연령에 맞는 갱신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나안운전전문학원’ 유진 대표는 “나이를 기준으로 필기 시험 여부를 결정하는 게 맞지 않다”며 “당장  큰 폭은 아니더라도 5년 정도는 상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국어로 필기 시험을 치르는 한인 시니어들의 경우 최근 불합격률도 크게 높아졌다. 한 운전학원 관계자는 “DMV가 한국어 시험의 패턴을 바꾸고 최소 6개월마다 문제를 다르게 출제하면서 필기시험에서 떨어지는 한인 시니어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략 10명 중 6~7명은 첫 시험에서 불합격하고, 세번 이상 실패해 실기시험부터 다시 치르는 경우도 꽤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 신체적, 정신적 대응력이 떨어지고, 그 변화가 운전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시니어들이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니어 운전자들에게 느닷없이 필기시험을 치르게 하기 보다는 차라리 드라이빙 테스트를 통해 인지력과 판단력, 대응력을 보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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