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형제 갈등과 엘리압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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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형제 갈등과 엘리압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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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회를 이루어 살면서 겪는 부작용이 갈등(Conflict)이다. 홀로 사는 사람에게 갈등은 없다. 갈등은 가까운 관계에서 나타나고, 가까울수록 그 고통이 심하다. 부부간, 부모와 자녀간 갈등의 고통이 심하다. 이런 점에서 형제의 갈등도 마찬가지로 고통이 심하고 그 후유증이 크고 오래간다. 

   

성경에 형제 갈등이 많다. 형제 갈등의 원조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가인과 아벨의 갈등이다.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예물을 바쳤는데 동생 아벨의 예물은 받으시고 형 가인의 예물은 받지 않으셨다. 가인은 분을 참지 못하여 아우를 돌로 쳐 죽였다. 형제 갈등이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

   

에서와 야곱의 갈등도 심각했다. 그들의 갈등은 태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갈등의 정점은 에서가 받을 축복을 야곱이 가로채자 에서가 분노했다. 요셉도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으로 팔려가 노예가 되었다. 갈등의 원인은 부모님이 막내 요셉을 편애한다고 판단하면서 벌어졌다. 

   

형제간의 갈등은 형제간의 경쟁(sibling rivalry)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형제 경쟁은 만 3세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아동은 3세 이후에 형제와 서로 다름을 알게 되면서 민감하게 인식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형제간에 경쟁하고 서열을 느끼고 죽으라고 싸우며 갈등하고 아파한다. 

   

성경에 나타난 흥미로운 형제 갈등은 다윗과 엘리압 갈등(삼상 17장 28~29절)이다. 전쟁터에 위문갔던 다윗이 골리앗에게 화가 났다. 그는 골리앗과 싸우려고 골리앗에 관해 묻고, 그를 정복하는 자에게 주는 상급에 대해 듣는다. 이걸 본 큰형 엘리압이 화를 내며 “양은 누구에게 맡겼냐?”라고 묻고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 안다”라는 식으로 험하게 책망했다. 

   

이어진 30절(“돌아서서 다른 사람을 향하여 전과 같이 말하매 백성이 전과 같이 대답하니라”)에 다윗의 반응이 흥미롭다. 다윗은 큰형의 분노, 책망 그리고 교만하고 완악하다는 무서운 악평을 들었지만, 싸우려 하지 않았다. 다윗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사람들에게 골리앗과 왕의 담화문에 대해 계속 묻는다. 큰형 엘리압의 도전에 말려들지 않았다. 

   

다윗이 형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면 이렇게 쿨하게 이 상황을 이기고 골리앗을 향하여 나갈 수 없었다. 반면 형 엘리압은 동생을 향한 열등감이 보인다. 동생의 출현하여 주목받는 것에 분노하며 악담을 쏟는다. 동생이 받는 주목과 칭찬이 불편하다. 필자는 이것을 “엘리압(Eliab) 콤플렉스”라 부른다. 

   

엘리압 콤플렉스는 자신의 위치를 주장하고, 자리를 요구하고 대접을 기대한다. 막내 동생 다윗이 나서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자신의 맏형자리를 주장해서 천덕꾸러기와 꼰대가 된다. 동생과 후배가 성장해 자기 역할을 하고 인정받을 때 미소를 머금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엘리압은 자신과 주변을 불행하게 한다. 

 

   

엘리압 콤플렉스는 너그러움과 여유를 없게 만들고 사람을 찌질하게 만든다. 엘리압 콤플렉스는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자리와 타이틀 그리고 대접을 주장한다. 그러다 정작 중요한 일을 망친다. 다윗을 배워야 한다. 다윗은 엘리압의 시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골리앗을 향해 나갔다. 시시한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골리앗을 향해 나아갔던 다윗의 지혜와 영성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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