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한인남성, 어머니 살해 후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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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비관 한인남성, 어머니 살해 후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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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김건호씨가 어머니를 살해한 후 자살한 타운 아파트 유닛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우미정 기자


타운 7가와 옥스퍼드 근처 아파트

한때 잘 나가던 봉제공장 업주

거동 불편, 몇 달치 렌트비 못내


지난달 29일  LA지역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된 한인남성 김건호(Kun Ho Kim·58·본지 4일자 A3면 단독보도)씨는 같은 날 80대 노모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 옥 김(Ok Kim·85)씨와 함께 LA 한인타운 7가와 옥스퍼드 애비뉴 근처 아파트(737 S. Oxford Ave, #7, L.A.) 2베드 유닛에서 12년간 거주해 왔다. 이 아파트는 2베드 월 렌트비가 1600달러~1800달러 수준으로 테넌트 대부분이 한인 시니어들이다. 

5일 본지 집중취재 결과 김씨는 과거에 큰 규모의 봉제공장을 운영한 적이 있으나, 이후 비즈니스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진천씨는 “김씨는 얼굴이 창백해 보였고, 다리를 저는 등 건강이 좋아보이지 않았다”며 “노모가 받는 정부지원금과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니저는 “렌트비가 밀린 것 외에 김씨 가족과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며 “최근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이웃들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망 직전까지 몇 달치 아파트 렌트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져 생활고 및 건강상태를 비관해 모친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LAPD 토니 임 공보관은 이날 “김씨는 어머니를 살해한 후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LAPD는 김씨가 어떤 방식으로 어머니를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씨는 침실에서, 어머니는 거실에서 각각 숨진 채로 발견됐다.  LA카운티 검시국은 김씨 모자에 대한 사체부검을 완료한 후 시신들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그러나 검시국은 5일 오후 현재까지 김씨가 목을 매 자살했다고 밝혔을 뿐 옥 김씨의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에 앞서 지난달 27일 한인 제임스 김(45)씨가 LA카운티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지난달 12일에는 한인 신 김(54*Shin Kim)씨가 LA지역 한 업소에서 권총으로 자살하는 등 올 들어서도 LA 한인들의 갑작스런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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