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거리에 나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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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생활 인문학] 거리에 나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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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을 벗은 의사들이 거리에 나왔다. 의대의 입학정원을 증원하고 더 많은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시위로 나섰단다. 의사들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자 의사들은 강력하게 시위를 벌였고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철회했다. 

   

의사들의 시위는 한두 번이 아니다. 조금만 불편하면 거리에 나오는 듯하다. 2007년(의료법 개정반대) 시위나 2013년(의료민영화 반대) 시위도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지금 시위도 이해하기 어렵다.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4년 전 문재인 정부도 꼭 같은 시도를 했었다. 의사 증원이 잘못된 정책이라면 왜 의사들은 반복되는 이 문제를 키워 왔을까?      


4년 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사회가 안쓰럽다. 정부는 새 정부이지만 의사회는 동일한 의사회다. 의사들은 4년 동안 왜 문제를 풀지 않았을까? 온 국민이 고통당하는 현 상황에 가장 큰 문제는 의사들의 생명 경시 태도다. 그들의 시위는 촌각을 다투는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 의사가 이래도 될까? 그만큼 이 사안이 중요할까? 의사들 파업과 거리의 시위는 생명 살리기가 아닌 듯하다. 

   

현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중요한 현장이 거리다. 거리에서 대중이 의사를 표출하고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현대 민주주의의 현상이다.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일찍이 오스트리아 출신의 기자 피터 바이스(Peter Weiss)는 “거리는 우리의 대중 매체이다(Street is our mass media)”라며 민주사회에서 시위의 의미를 갈파했다.

   

원래 거리는 글과 말로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할 수 없었던 노동자와 학생의 시위공간이었다. 시스템도 권력도 없던 그들이 거리에서 외쳤다. 그들은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소란을 피우고 때로는 폭력도 사용했다. 사회에 말 할 기회가 없었던 그들이 거리에 나와 아픔을 나누었는데, 사회 지도층인 의사 선생님들이 거리에 나서서 험한 말을 쏟아낸다. 참 안타깝다.

   

캘리포니아에도 거리에 나선 사람들이 있다. 생명을 경시하는 캘리포니아 악법들을 고치기 위해 주민발의 신청서 서명운동에 나선 사람들이다. 그들은 악법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지키려고 분연히 일어선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음 세대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교회에서 마켓에서 뿌리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소매를 잡고 서명을 부탁한다. 

   

생명을 위해 뛰는 그들이 존경스럽고 사랑스럽다. 한국 거리의 의사 선생님들과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눈 질끈 감으면 편하게 살 수 있는 분들이 작고 약한 자가 되어 서명을 부탁하며 매달린다. 캘리포니아 전체에 70만 장의 서명이 필요하고 한인사회는 7만 장이 목표란다.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거리를 누비는 그들의 열정으로 꼭 이뤄내리라 믿는다. 

   

성경은 생명 살리기 운동 책이다. 성경에 생명 살리기 운동의 주역은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생명 살리기 운동을 위해 거리를 누비셨다. 갈릴리 마을의 길들, 가버나움의 길들과 베다니 마을의 길들 그리고 예루살렘의 길들을 누비셨다. 주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생명의 역사가 있었다. 서명운동을 위해 캘리포니아 거리에 나선 자들의 발걸음에 생명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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